우리은행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4년 만에 지주사 전환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사업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단기적으로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안정화에 우선 순위를 두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사업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초를 목표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계열사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으로 이번 개편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디지털전략본부를 신설하고 블록체인을 비롯해 블록체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접목한 사업모델과 고객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화폐 사업화, 리플넷을 이용한 ‘SBI Ripple Asia 해외송금’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는 처음으로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이다.
다만 블록체인 사업 확대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지주사 전환 추진이 선언단계인데다 블록체인을 전담하고 있는 디지털전략본부에 차세대 전산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차세대 전산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거래 서비스 복구에 전념하면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잠시 접어뒀다.
우리은행 측은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 “5월말까지 차세대 전산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르면 6월 중에 블록체인 사업에 다시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블록체인 사업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선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의 지주사 선언을 반기는 분위기다. 지주회사 체제 내에선 정보공유가 활발하고, 시너지 효과가 큰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블록체인 사업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같은 신사업을 진행할 때 정보공유가 활발해야 서비스망을 구축하기가 쉽다”며 “업권별로 구축하던 블록체인 기술을 연동할 수 있어 블록체인 관계망 구축도 보다 쉬워질 것”으로 기대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M&A를 통한 영향력 강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신은동 인턴기자 edshi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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