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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법 적용' 발표한 미 SEC가 언급한 위반사례 살펴보니

미 SEC, 지난 9월부터 다섯개 업체에 시정조치 내려
에어폭스, 파라곤 사례 통해 연방증권법 등록 강조
탈중앙화 거래소 이더델타 사례 통해 거래소 등록 필요성 언급
토큰랏 등 통해 중개업체 미등록 문제 삼아

  • 김연지 기자
  • 2018-11-20 16:55:04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6일(현지 시간) 암호화폐공개(ICO)와 디지털 자산에 대해 증권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미 SEC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미 SEC는 성명에서 블록체인 기업 에어폭스(AirFox)와 파라곤(Paragon), 크립토애셋매니지먼트(CryptoAssetManagement), 토큰랏(TokenLot), 이더델타(EtherDelta) 등을 지목하며 이들이 ‘ICO를 통해 발행된 토큰 등 디지털 자산 증권의 최초 공모 및 판매’, ‘디지털 자산 증권에 투자하는 투자 상품 및 이 같은 증권 투자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는 업체’, ‘디지털 자산 증권의 유통시장 거래’ 등으로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법 위반 사례를 중심으로 일종의 명시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증권법 적용' 발표한 미 SEC가 언급한 위반사례 살펴보니

◇연방증권법 따라 등록 안 한 에어폭스·파라곤=에어폭스는 지난 2016년 하버드대학 혁신 연구소(Havard Innovation Lab)으로부터 출범한 신흥시장 관련 금융서비스업체로, 금융 장벽을 무너뜨리고 누구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출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에어폭스는 지난해 미 SEC가 ICO에 대한 입장을 드러낸 직후인 10월 ICO를 통해 약 1,500만달러 어치의 토큰을 판매했다. 당시 미 SEC는 다오 보고서(DAO Report)를 발간하면서 “토큰 중에서도 특정 토큰은 증권에 해당한다”며 증권형 토큰을 거래하기 위해선 SEC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대마초 산업에 블록체인을 접목 시킨 파라곤도 마찬가지로 다오 보고서 발간 직후 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미 SEC의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파라곤의 경우 대마초 합법화 작업 및 관련 사업 계획을 펼친다는 명목으로 1,20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업체는 조달된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대마초 공급 체인 개발”이라고 설명하며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SEC는 에어폭스와 파라곤에 대해 ICO 과정에 연방 증권법에 따른 등록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등록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정 조치를 내렸다. 각각 25만 달러의 과징금도 부과받았다. 스테파니 아바키안 SEC 규제담당자는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는 ICO 프로젝트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IPO와 유사한 법령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가 등록 의무를 위반한 ICO 증권에 대해 부과한 첫 번째 과징금 사례라고 못 박았다.

미 SEC의 조치에 따라 두 업체는 판매 중인 토큰을 증권으로 등록하고 ICO로 모금한 금액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또 앞으로 1년간 정기적으로 징계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보고서 역시 제출해야 한다. 외신들은 미 SEC의 희생양이 에어폭스와 파라곤에서 끝날 것이라고는 보지 않고 있다. 미국 증권사기 전문 변호사 데이비드 실버는 블룸버그에 “ICO 단속이 세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1~2년 안에 단속을 늘릴 것”이라고 점쳤다.

◇ 탈중앙화거래소 이더델타, 미등록 운영에 벌금=이번 성명에서 미 SEC는 미등록 거래소 운영 사례로 탈중앙화 거래소(DEX) 이더델타를 지목했다. 미 SEC는 이더델타에 대해 “디지털 자산 증권의 거래를 중개하고 ‘거래소’로 운영되는 플랫폼은 증권거래소로써 위원회에 등록되거나 면제돼야 한다”며 “(이더델타는) 등록의무 면제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 디지털 자산 증권 거래 중개 플랫폼들이 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성명에 앞서 지난 8일(현지시간) 미 SEC는 재커리 코번 이더델타 창업자에게 38만8,000달러(4억3,339만원)의 벌금을 물렸다. ERC20 기반 토큰들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 플랫폼을 지난 18개월간 SEC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 SEC는 “일부 거래는 연방증권법의 적용을 받는 증권형 토큰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더델타에서 체결된 대부분의 거래는 미 SEC가 다오 보고서를 발간한 후 이뤄졌다.

업계는 미 SEC가 향후 더 많은 DEX에 규제의 칼날을 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앤드류 힌키스 뉴욕대 로스쿨 조교수는 “중앙화된 서버가 아니라 분산된 수 많은 노드간 거래를 중개하는 DEX라 해도 당국에는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와 동일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며 “현시점에서 DEX라 해도 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암호화폐 거래소 영업을 하기 위해선 SEC로부터 사전에 법 위반 여부의 가이드라인을 받는 비조치 의견서를 받던지, 로펌으로부터 증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토큰랏, 중개업 등록 없이 영업하다 징계=
암호화폐 중개사이트 토큰랏은 지난 9월 미 SEC로부터 ‘중개업체 등록 없이 거래를 중개한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 미 SEC는 이번 성명에서 “토큰랏 사태는 디지털 자산 증권을 거래하는 기관들에 중개인과 딜러 등록 의무화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예”라며 “토큰랏은 투자자들이 개인 판매 및 선판매 등을 통해 ICO 기간이나 이후에 디지털 자산 증권 등을 매입하는 ICO 수퍼스토어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토큰랏의 중개 행위에는 디지털 자산의 마케팅 및 판매 촉진, 투자자 자문과 지불 펀드 수령,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수익 지출 등이 있다”며 “토큰랏은 또 운용역들이 통제하는 자사 명의의 계좌를 통해 정기적으로 디지털 토큰을 산 뒤 재판매하는 딜러 역할도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미 SEC는 암호화폐 운용사인 크립토에셋매니지먼트와 회사 대표인 티모시 에네킹에 대해 징계 조치를 내렸다.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규제 당국의 인가를 받은 크립토펀드라고 홍보해왔지만 실제로는 인가를 받지 않은 업체였기 때문이다. 미 SEC는 영업정지 명령과 20만 달러 벌금형을 선고했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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