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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3부)]③‘씬(thin) 프로토콜’에서 ‘팻(fat) 프로토콜’로



‘프로토콜’이란 통신이 가능한 네트워크 장비 간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과정에서 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정해놓은 규칙과 방법의 집합, 즉 ‘통신규약’이다. 이는 우리가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 네트워크 상에서 오류를 최소화해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정보통신을 위해서는 표준 프로토콜을 설정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통신망을 구축해야 한다. 인터넷의 대표적 네트워크 프로토콜에는 TCP/IP, HTTP, SMTP 등이 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에서의 프로토콜은 무엇을 의미할까? 블록체인에서의 프로토콜은 네트워크 참여 노드들을 연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데이터에 대한 각 노드들의 검증과 합의를 거쳐 블록이 생성된다. 따라서 노드 간 데이터를 송수신하고, 블록 생성을 진행하기 위한 조건이나 절차 등 여러 가지 약속이 필요하다. 특히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중앙 관리자가 없음에도, 거래기록이 안전하게 기록되고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규칙이 보다 합리적이고, 누구나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약속이어야 한다. 이 같이 사전에 정의된 일정 규약, 즉 프로토콜을 기저에 두어야지만 비로소 안정된 블록체인 플랫폼과 디앱(DApp)을 구축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분야에서의 프로토콜 개발은 상당히 중요한 위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탈 플레이스홀더(Placeholder)의 조엘 모네그로(Joel Monegro)는 인터넷 생태계와 블록체인 생태계를 비교하며 ‘팻 프로토콜(Fat Protocols)’이라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조엘은 ‘인터넷 네트워크 생태계에서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이 프로토콜 위에 얹어져 이용자에게 직접 핵심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어플리케이션 층에 대부분의 가치가 집중돼있는 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 생태계에서는 DApp이 잘 구동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는 프로토콜 층에 대부분의 가치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생태계 내 프로토콜 층에 가치가 집중되는 양상을 가리켜 ‘팻 프로토콜’이라고 지칭하였다.



조엘은 블록체인의 2가지 특성을 제시하며 프로토콜 층이 두텁게 변해 갈 것을 주장하였다. 첫째, 블록체인은 개방형 분산 네트워크에 사용자 데이터를 보관하고, 이를 네트워크 참여자와 공유할 수 있다. 같은 오픈 프로토콜 위에서라면 모든 참여자는 해당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에 대해 자유로운 접속과 상호운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에게 진입 장벽을 낮추고 비용 효율성을 제공하여, 보다 수월하게 DApp 프로젝트를 개발,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한다. 결국, 보다 경쟁력 있고 획기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생태계를 제공함으로써 프로토콜의 가치가 보장될 것이다.

둘째,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화폐를 다루는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반 암호화폐인 토큰은 지급의 수단, 교환의 매개이다. 즉 우리는 이용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해 토큰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이때, 토큰은 화폐라는 특성상 많이 쓰여 활용도가 높아지면 그 가치도 높아진다. 따라서 프로토콜 플랫폼 위에서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판매함으로써 사업 운영 자금을 마련한 DApp이 성공하고 제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토큰의 가치가 상승한다. 이때 해당 DApp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프로토콜 층, 즉 플랫폼 코인에 큰 부가가치를 안겨준다. 예를 들어 A라는 DApp이 성공했다고 가정해볼 때, A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토큰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토큰 보유자, 즉 기존 투자자는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이를 계속 보유함으로써 토큰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이 제한됨에 따라 토큰의 가치는 상승하며, 이에 따라 A의 토큰을 발행해준 프로토콜 플랫폼 코인의 시가총액이 증가하게 된다.

조엘은 ‘토큰 피드백 루프’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토큰의 통용 정도와 가치의 증가가 프로토콜 층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더불어 시장 참여자들에게 그 가치가 분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프로토콜 기술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서술했다. ‘토큰 피드백 루프’는 다음과 같다. (1) 토큰의 수요가 증가하고 토큰의 가치가 상승하면, 투자자와 개발자, 기업가는 해당 토큰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주시하게 된다. (2) 투자자는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개발자와 기업가는 상품·서비스 개발을 모색함으로써 프로토콜 플랫폼 발전에 조력하게 된다. (3) 그렇게 프로토콜 플랫폼과 DApp 시장이 성장하면, 이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네트워크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4) 그럼 다시 토큰의 수요가 증가하고 가치가 상승한다. 이 과정은 반복된다. 이때 토큰 가치의 상승으로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해당 프로토콜 플랫폼을 채택한 것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분배하는 것이다.

실제 IT·인터넷 분야 시가총액 상위 랭킹을 살펴보면, 어플리케이션 층에 해당하는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페이스북이 각각 차례로 3위에서 6위를 차지하는 반면, 정보통신회사 시스코는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826억 달러로 215억 달러인 시스코의 4배에 달한다. 어플리케이션 층이 대부분의 부를 가져가는 것이다. 반대로 블록체인 분야에서 실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오스 등은 모두 프로토콜 지향 프로젝트이다. 조엘의 주장과 같은 ‘팻 프로토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아직 기술의 성숙도가 미흡하다. 실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적용 면에서 아직 안정성이 확보되지 못한 기술이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었던 속도나 확장성 문제 등은 점차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뚜렷하게 해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프로토콜 개발을 통해 기술을 보완해가야 하는 현시점에서 프로토콜 지향 프로젝트가 활발히 이뤄지고, 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조엘의 ‘팻 프로토콜’를 반박하는 다양한 의견들도 많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양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기대와 우려가 팽배하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이 미래의 어느 분야를 어떻게, 얼마나 바꿀지에 대하여 확답을 내리기에는 기술의 발전 정도가 아직 역부족이다. 향후 기술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효용성이 증가하게 될 때, 프로토콜과 DApp 사이의 상대적 가치는 과연 어떠한 모습을 보일까? 블록체인 네트워크 생태계 내 가치 집중 양상에 대한 호기심은 이용자들에게 혁신과 변혁을 제공하여 기술의 꽃을 피우게 될 킬러앱이 기다려지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유지은(오른쪽) 연구원은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빅데이터 분석학 석사과정에 입학하여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분석, 정보보호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신은동 기자
edshi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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