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책으로 인기를 끌던 암호화폐공개(ICO) 방식 중 실제 생태계 기여자에게 토큰을 분배하는 암호화폐대가공개(IBO·Initial Bounty Offering) 모델이 느는 추세다. 지난 2017년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플랫폼인 유캐시(U.CASH) 에서 네트워크 성장 촉진을 위해 사용된 첫 모델로 사용자 검증, 플랫폼 기여도에 따라 실질적 기여자에게 토큰을 분배한다. 블록체인 생태계 육성에 사용자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대가형 모델이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프로젝트팀이 신규 암호화폐를 발행한 다음 투자금을 모으는 ICO 대신 생태계 조성 기여 참여자에게 토큰을 대가(bounty)로 지급하는 모델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추세다.
라인이 발행한 링크(LINK)도 해당 모델에 속한다. 링크는 ‘노 토큰 세일, 노 ICO(No Token Sale, No ICO)를 원칙으로 내세우며 라인 생태계 내의 특정 서비스 이용을 통해 보상으로 획득하게 되는 ‘유저 보상(Reward)‘을 적용했다. 링크 발행화폐의 10억 개 중 8억 개가 참여 서비스별 유저 보상 정책에 활용된다. 링크와 연계된 디앱(DApp) 서비스에 가입해 활동하면 보상정책에 따라 암호화폐를 획득할 수 있다. 소비와 보상이 선순환되는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해 생태계를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생태계 기여도에 따라 암호화폐를 분배하는 에어드롭(Airdrop)을 적용하는 사례도 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블로코가 출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아르고(AERGO)는 1,800여명 이상의 커뮤니티 참여자를 대상으로 보상 성격의 암호화폐 배분인 리워드랍(RewarDrop)을 진행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의 콘텐츠프로토콜도 이용자 서비스 기여도에 따른 암호화폐 ‘콘텐츠프로토콜토큰(CPT)’을 지급한다. ‘CPT’를 활용하면 ‘CPT스토어’에서 왓챠 이용권을 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모델이 이용자 확보를 위한 포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해 토큰의 실질적인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네트워크 성장을 도모하고 토큰을 실제 사용자에게 분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한 생태계 기여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성 요소가 빠진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실질적 가치 형성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을 할 필요가 없거나 이미 사용자를 확보한 리버스 ICO를 고려하고 있는 팀이 해당 모델을 주목할 것”이라며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활용 사례 마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은동기자 edshin@decenter.kr
- 신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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