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2일, 1만 비트코인으로 파파존스 피자 2판을 교환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지지자들은 ‘비트코인 피자데이’로 이름 붙이고 해마다 5월 22일을 기념하고 있다. 거래소들은 비트코인 피자데이 9주년을 기념하여 선착순 피자 쿠폰, BTC 할인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 앞다투어 피자데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도대체 일반인이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사 먹은 일이 블록체인 산업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기에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기념되고 있을까? 이 사건이 블록체인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두 사람의 거래에 필요한 통화로 합의되어 사용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 이후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비트코인뿐만이 아닌 셀 수 없이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은 이더스캔 기준으로 187,702개에 달하고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시가총액은 무려 247조원을 넘는다. 최근 몇년간의 블록체인 달력은 인터넷의 역사만큼이나 많은 시도와 노력이 새겨져 있다.
비트코인이 피자로 바뀐 9년 전의 그날은 9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비트코인은 수많은 코인과 프로젝트로, 피자는 수많은 서비스와 목표들로, 화폐로서의 기능은 수많은 코드와 기능이 담긴 솔루션들로 확장이 되었다. 당시의 사건에 관심을 갖던 당시의 몇몇 사람들은 지금 수많은 단체 채팅방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수많은 사람들로 확대가 되었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무엇인가, 블록체인이 무엇인가를 논의하며 삼삼오오 모이던 모임들이 분명 지금 연간 수백~수천 회에 이르는 크고 작은 모임들로 발전 했을 것이다. 작년 모 대형 행사에서 키워드로 사용된 “개발자 증명(Proof-Of-Developer)”이 한 해만에 “서비스 증명(Proof-Of-Service)”이라는 키워드가 발전될 정도로 피부에 와 닿는 서비스들이 출시되며 블록체인이 일상화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비트베리는 작년 여름 출시된 지갑 솔루션이며, 유저와 서비스 제공기업을 모두 겨냥한다. 블록체인을 모르는 일반인, 서비스 제공기업들도 비트베리 지갑을 사용할 수 있을정도로 사용성을 극대화했다. 이를 위해 개인키를 대신 관리해주는 방식을 일부 채택하여 온전한 탈중앙화보다는 서비스 구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앙화 요소를 적절하게 조합했다. 요즘 현금의 간편결제에서 많이 보이는 로그인 방식, 송금 방식 등을 적극 적용했다. 작년만 하더라도 블록체인의 탈중앙화의 철학에 맞지 않아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비트베리는 현재 약 20여 개의 파트너사가 비트베리의 솔루션을 사용하며 매일 만여 건의 트랜젝션을 이뤄내며 “서비스 증명(Proof-Of-Service)”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다양한 학회, 모임에서 비트베리에 대한 사례가 다뤄지고 있다. 인식의 변화도 이뤄진 것이다.
지난주 제주에서 열린 모 엑스포에서는 비트베리 솔루션을 활용하여 토큰으로 디지털 스탬프를 찍어 보상받고, 상품과 교환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블록체인을 모르는 일반인이 참여해서 만들어낸 거래횟수가 1만 번, 상품과 교환해간 횟수가 1천 회가 넘는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토익 공부를 도와주는 서비스도 비트베리 솔루션을 통해 토큰을 보상으로 지급하며 이용자들의 학습량과 성적을 각각 20%씩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피자데이가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다.
필자의 팀에서 워크숍을 하며 5년 후, 10년 후의 세상을 그려본 일이 있었다. 단순히 화폐를 활용한 재화의 구매가 아닌 일상 속에서 경제활동과 자유활동의 경계가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번다는 즐거운 상상을 했다. 어떤 모습,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두 번째, 세 번째 피자데이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고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게 될 것이다./비트베리 최인욱 이사
- 심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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