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떠오르며 함께 주목을 받은 개념이 있다.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다. 블록체인 구조의 뼈대를 이루는 토큰 이코노미는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참여자의 협력을 유도한다. 보상형 모델은 블록체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영어학습 프로그램 ‘비네이티브(BeNative)’도 토큰 이코노미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전인 2016년도부터 보상 시스템을 도입했다. 비네이티브는 학습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과목을 수강하면 ‘XP’라는 포인트를 지급했었다. 학습자들은 누적된 XP에 따라 USD를 지급 받았다.
그러던 중 문제가 생겼다. 해외로 소액의 상금을 보내려 하니 고액의 수수료가 발생한 것이다. 일부 학습자는 송금을 받을 수 있는 제대로 된 계좌조차 없었다. 보상은 잠정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건 블록체인이었다. 비네이티브 김문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풀어내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크립토 프로젝트를 자문한 경험이 있는 김 대표가 직접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기보다는 그동안 진행해왔던 것을 조금 더 제대로 할 기회가 온 것”이라며 “비네이티브는 부분적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도입했기에 디앱(DApp)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비네이티브는 동남아와 인도에서 많은 학습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김 대표는 해외 학습자들에게 고액의 수수료를 물어가며 상금을 보냈다. 계좌가 없으면 구글·아마존 기프티콘을 보냈다. 오래 지속할 모델은 아니었다. 고민 끝에 김 대표가 택한 방법은 암호화폐 도입이었다. 수많은 자문 경력을 바탕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적용하는 데 자신도 있었다. 그는 “암호화폐를 활용해 국경에 제한받지 않고 송금 수수료를 낮춤으로써 원활한 보상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BNV를 브랜드 상품권과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강제화에서 금강제화 상품권을 발행할 때와 일반 문화상품권만 취급할 때를 비교했을 때 마케팅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자사의 브랜드명을 담은 토큰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며, 홀더에게는 주식처럼 일종의 소속감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보상은 활용가치가 높은 BTC를 제공하고, BNV는 활용성을 확보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브랜드를 소개하는 퀴즈도 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백서를 원문으로 읽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시키는 형식이다. 김 대표는 “영어학원을 가는 것뿐만 아니라 배낭여행을 가는 것도 학습의 방법”이라며 “다양한 콘텐츠 확장을 통해 교육의 효과를 증명하고 싶었다”며 퀴즈 콘텐츠 도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광고형식의 영문이 실제 영어학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수능에서도 영어로 된 광고 문구를 해석하는 문제가 많다”며 “퀴즈라는 학습도구로 광고를 읽어내고 토큰을 보상했을 때 폭발적인 참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 조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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