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국내 블록체인 기업 ‘모인’이 포함된 가운데, 모인이 신청한 규제 샌드박스 진행 상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 받은 기업도 국내 규제 탓에 사업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업체 KPMG 인터내셔널과 핀테크 벤처투자기관 H2벤처스는 지난 18일 ‘올해의 핀테크 1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100대 기업은 기술 혁신과 자본 조달이 우수한 ‘50대 리딩 기업’과 신기술로 주목받는 ‘50대 이머징 기업’으로 분류됐다. 국내 기업 중엔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50대 리딩 기업에,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모인이 50대 이머징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모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수수료가 저렴하고 송금 속도가 빠른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래자 정보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암호화된다. 100대 핀테크 기업으로 선정되는 데에는 이 같은 기술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인의 사업 확장은 순탄하지 않은 상태다. 모인은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다. 모인이 신청한 안건은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에 관한 임시허가 및 실증특례다. 모인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의 송금 한도를 현재 건당 3,000 달러, 연간 3만 달러에서 시중은행과 유사한 규모로 증액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의 의견 조율을 이유로 모인은 10개월째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위가 송금 한도에 제한을 두는 ‘조건부 허용’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없다. 올해 금융위는 5건의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에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했지만 그 중 해외송금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서일석 모인 대표는 “규제 샌드박스는 금융위 조건부 허용 의견 뒤로 진척이 없는 상태”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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