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부산 ‘지스타 2019’ 현장의 선봉에서 관람객을 맞이한 블록체인 게임 팀이 있었다. 박경재 대표가 이끄는 스카이피플이다. 스카이피플은 내년 초 오픈 예정인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Five Stars)’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박 대표는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위메이드, 게임하이, 픽셀아모 등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 2014년 스카이피플을 설립했다. 이후 모바일게임 ‘파이널 블레이드’를 출시하며 124개국 서비스, 누적매출 400억 원이라는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서 입지를 다진 스카이피플은 블록체인 게임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좋은 게임을 만들어본 개발사가 좋은 블록체인 게임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좋은 블록체인 게임이라면 무엇보다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재밌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진입 장벽과 부족한 콘텐츠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게임에 접근하는 방법부터 새롭게 정의했다. 박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을 대중화시키기 위해선 잘 만든 일반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따로 합친다는 관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블록체인 특유의 높은 진입 장벽이었다. 진입 단에서 탈락하는 유저를 어떻게 내부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내놓은 해답이 ‘원 스텝 계정·지갑 생성’이다. 파이브스타즈에서는 유저가 게임 계정을 생성할 때 개인 지갑이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별도의 인증을 거치지 않아 간편하다. 박 대표는 “유니티 엔진을 통해 복잡한 절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내장 지갑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접근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안면인식, 지문인식 기능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카이피플은 게임에서 활용되는 재화의 용도를 철저히 분리함으로써 사행성 이슈를 피하는 쪽을 택했다. 파이브스타즈에서 쓸 수 있는 화폐는 △골드 △크리스탈 △미네랄(MNR) 토큰으로 총 3가지다. 각 화폐는 획득하는 방법과 사용처가 모두 다르다. ‘골드’는 인기게임 리니지의 ‘아덴’과 같은 역할로 일반적인 장비 강화나 스킬을 강화할 때 사용된다. 골드는 별도의 구매처가 없으며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다. ‘크리스탈’은 법정화폐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로 게임 속 캐릭터를 뽑을 때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미네랄(MNR)은 클레이튼 메인넷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암호화폐다. 게임 속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장비를 거래할 때 사용되며 클레이튼의 암호화폐 클레이(KLAY)와 거래가 가능하다.
국가의 규제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의 형태도 다르게 준비하고 있다. 파이브스타즈의 모바일 버전과 PC 버전을 동시에 준비하며 규제에 맞춰 서비스하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이다. 박경재 대표는 “만약 게임 내 중요 사항이 규제에 막힐 경우 그에 맞춰 다른 서비스를 선보일 수도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정부의 규제를 적극적으로 따르고자 한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로서 지스타에 참여했던 박 대표는 불투명한 규제로 인해 발목이 잡히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그는 “아직 유럽이나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게임에 자리를 잡지 못한 지금이 한국 게임사 입장에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이번 지스타가 국내 최대 규모라고 홍보를 했지만, 국내 게임사들이 소수였던 것처럼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도 점점 국내 개발사들이 모습을 감추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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