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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공시 플랫폼 쟁글 "초국가 자산에는 초국가 공시 플랫폼이 필요하다"

공시 의무 없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효과로 공시 필요성 입증

철저한 내부 규율로 객관성 유지해

"암호화폐 산업 제도화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

김준우 쟁글 대표가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제공=쟁글


주식시장에는 공시(公示) 의무제가 있다. 정보의 불균형을 줄여 건전한 투자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다. 암호화폐 시장에는 공시 의무가 없다. ICO(암호화폐공개)를 통해 자금을 모은 프로젝트는 개별 채널을 통해 정보를 단방향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블록체인 데이터 공시 사이트 크로스앵글(Cross Angle, Xangle)이 정식 출범했다. 공시 의무가 없는 암호화폐 산업에서 쟁글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300여 곳 △거래소 53개 △펀드 7개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월간 조회수는 10만 건에 달하며, 산업 내 영향력 있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김준우 쟁글 공동대표를 만나 쟁글의 지난 6개월을 돌아봤다.

효과로 입증한 암호화폐 공시의 필요성


“공시를 왜 해야 하죠? 안 해도 잘만 돌아갑니다.”


김준우 대표가 사업 초기 미팅을 할 때마다 들었던 말이다. 프로젝트 입장에서 데이터 공시는 번거롭고 불편한 허들에 불과했다. 간혹 숨기고 싶은 사실도 있을 터. 의무가 아닌 공시를 굳이 택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김 대표의 대답은 ‘효율’이었다. 당시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투자자 간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대표는 “매번 수백 번 채팅으로 똑같은 내용을 대답하고, 다른 채널에서 또 이야기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쟁글을 하나의 정보 제공 플랫폼이자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면, 더 효과적인 정보 관리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쟁글에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젝트·거래소 파트너가 쌓이자 공시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투자자가 봤을 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제삼의 기관이 프로젝트 정보를 다룸으로써 프로젝트를 향한 신뢰가 쌓인 것이다. 김 대표는 “좋든, 나쁘든 토큰이 유통되기 시작한 단계에서는 투자자에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겨났다”며 “그때부터 공시를 이용하는 팀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다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쟁글 공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정제된 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

암호화폐 시장에서 데이터 공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 일이다. 지난 2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암호화폐 데이터 공시 사이트 코인마켓캡(CMC)을 인수하며 업계가 떠들썩했다. 같은 산업 종사자로서 김 대표는 바이낸스의 CMC 인수를 “시의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세상에 없던 기술이 생겨난다. 사람들은 걱정한다. 안전한 걸까? 사용해도 될까? 암호화폐 시장에서 사용자 신원인증(KYC)와 자금세탁방지(AML)이 대두된 이유다. 지난 3월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 내용을 담은 특금법이 통과됐다. 김 대표는 “그동안 기술의 안전성을 걱정하던 플레이어와 투자자들은 이제 다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공시 플랫폼이 주목 받으며 데이터의 중요성이 대두 되는 건 ‘어떻게 하면 좋은 암호화폐 거래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의 CMC 인수도 이 같은 흐름의 결과라는 게 김 대표의 입장이다. 그는 “2017년도부터 2019년 초만 해도 떠도는 소문으로 토큰의 가격이 움직였지만, 지금은 정보가 굉장히 많아졌다”며 “앞으로 믿을 수 있는 정제된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해질 것이므로 향후 1~2년 동안은 공시가 더욱 주목 받으리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신뢰성“철저한 내부 규율로 객관성 유지한다”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신뢰성이다. 바이낸스가 CMC를 인수할 때 공시 객관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쟁글이 택한 방식은 두 가지다. ‘철저한 내부 규율’과 ‘시장 논리’다.

쟁글은 프로젝트와 관련이 없는 제삼자 입장에서 독립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자체 도입한 △마스킹 시스템 △보안 서약서 △암호화폐 구매 시 내부 보고 등은 정보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공시를 다루는 팀원은 쟁글 내부에서도 최소 인원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모두 보안 서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특히 개인이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는 금액과 종류까지 보고함으로써 철저히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시 플랫폼이 프로젝트의 호재를 미리 알면 사전 이득을 취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김 대표는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공시 플랫폼은 유저 신뢰가 생명”이라며 “한두 가지 프로젝트에서 재미를 봤다가 신뢰 자체를 잃으면 사업 전체가 끝나기에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상에 기록되는 온체인 데이터가 자체 신뢰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주식 시장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에는 토큰 거래량이나 입·출금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김 대표는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정보들이 블록체인으로 더 많이 다뤄진다면, 회계 조작 같은 문제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쟁글은 최근 프로젝트 대상 신용평가 등급을 부여하는 '크레딧 레이팅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다./출처=쟁글


“데이터 제공 업체로서 산업 제도화 도울 것”

김 대표는 공시 시스템이 자리 잡을수록 시장이 건전해지리라 믿고 있다. 데이터 제공 업체로써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화를 위해 적극 돕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시장의 일선에서 프로젝트와 호흡하며 어떤 규제가 현실적이고, 어떤 게 감당하기 어려운지 테스트를 거치는 과정에 있다”며 “각 국가별 규제나 투자자 요건이 제시되면 그에 발맞춰 정보를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쟁글은 국경을 뛰어넘는 하나의 블록체인 공시 플랫폼을 꿈꾼다. 김 대표는 “만약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싶은 이스라엘 투자자가 있다면 다트 영문판을 보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암호화폐는 국경을 초월하는 디지털 자산인 만큼 그에 어울리는 초국가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쟁글이 국가 별 시스템을 함께 또 따로 지원하는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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