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오는 6월 암호화폐 지갑 ‘클립(Klip)’을 출시하는 가운데, 그라운드X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의 비앱(BApp, Blockchain Application) 파트너사들도 자체 암호화폐를 클립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오는 6월 출시되는 클립의 첫 버전은 비앱과 바로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비앱과 클립을 함께 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라운드X는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을 개발하고 있다. 클립은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웹 애플리케이션 버전으로 출시된 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버전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클립의 목표 중 하나는 클레이튼 기반의 블록체인 서비스들을 소개하는 창구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파트너사들이 자체 서비스와 클립을 연동하고, 클립에 암호화폐를 탑재해야 한다.
이에 파트너사들은 클립 연동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으나, 오는 6월 출시되는 클립은 비앱 연동을 지원하지 않는다. 6월 이후 출시되는 클립의 다른 버전에서 점차 비앱 연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기는 예상보다 미뤄졌으나 파트너사들은 클립 연동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클립 출시가 네 차례나 미뤄지고 비앱 연동까지 지연되면서 서비스 개발에 차질을 빚었다는 파트너사들도 있지만, 여전히 클립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미 서비스에 토큰을 도입하고 클레이튼의 토큰 발행 표준인 KCT 기반으로 토큰스왑(Token Swap)까지 마친 기업은 클립의 비앱 연동만을 기다리고 있다.
클레이튼 1차 비앱(BApp, Blockchain Application) 파트너인 힌트체인은 비앱 연동이 가능해질 경우 자체 서비스 ‘해먹’을 클립과 곧바로 연동한다고 밝혔다. 정지웅 힌트체인 대표는 “구체적인 일정은 클레이튼 측에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먹은 300만 사용자를 보유한 요리 추천 앱으로, 힌트체인의 암호화폐인 힌트 토큰(HINT)을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프라인 레스토랑에서 HINT를 사용하는 ‘힌트 멤버십’도 오는 3분기 안에 해먹 앱과 통합된다. 해먹 앱 내에서 얻은 HINT를 힌트 멤버십 제휴 매장에서 쓰고, 클립으로 관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힌트체인은 최근 새로운 서비스 출시 소식을 알리며 클립 연동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해먹의 서비스 중 하나인 ‘해먹 라이프’ 베타 버전을 출시한 힌트체인 측은 사용자들에게 “클립은 해먹과 연동되니 많은 사용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아직 토큰을 서비스에 탑재하지는 않았지만, 클립 출시 일정에 맞춰 KCT 기반으로 스왑한 토큰을 서비스에 도입하려는 곳도 있다. 비앱 파트너 템코는 클립이 비앱을 지원하면 자체 서비스 ‘구하다’에 토큰을 탑재하고, 구하다와 클립을 연동할 계획이다. 구하다는 사은품 추첨과 상품 이력 추적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명품 판매 플랫폼이다.
윤재섭 템코 대표는 “클립이 어떤 스펙을 지원하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부분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구하다와 클립을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향후 NFT를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클립은 일반적인 암호화폐 외에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립은 기본적으로 클레이튼의 암호화폐 클레이(KLAY)와 KCT 기반 토큰을 지원한다. 비앱 파트너사들의 토큰 중 KCT로 스왑을 마치고 클레이튼과의 기술 테스트도 끝낸 토큰들만 클립 첫 버전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기존 암호화폐는 지원되지 않는다.
클레이튼 관계자는 “어떤 파트너사들의 토큰이 먼저 탑재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파트너사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KCT(클레이튼 토큰 발행 표준) 기반 토큰은 우선적으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또 “KCT로 토큰스왑을 마쳤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하는 것은 아니며 클레이튼과 기술 테스트 등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클립이 그 다음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면 지원하는 토큰들도 점차 늘어날 예정이다.
아직 KCT 기반으로 토큰스왑을 하지 않은 비앱 파트너들은 스왑 이후에 토큰 탑재를 논의해야 한다. 비앱 파트너 보라 관계자는 “클레이튼 메인넷으로 서비스를 이전하고 토큰스왑을 한 후 토큰 탑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앱 파트너 캐리프로토콜 관계자도 “클립 연동, 토큰 탑재 등은 내부 검토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영 기자 hyun@
- 박현영 기자
- hyun@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