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가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착수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해시드 경영진은 최근 복수의 금융지주 최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신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해시드는 이 자리에서 자사의 전문성과 금융지주의 자본력을 결합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되 은행이 지분에 참여하고 해시드와 다른 사업자들이 협업하는 형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팅에서는 미국 대형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례를 연구한 해외 컨설팅 회사 자료도 공유됐다.
해시드의 사업 제안에 일부 금융지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시드가 지금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내온 데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 투자에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달 초까지 해시드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로 재직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를 주도해왔다는 점도 시장 내 해시드의 입지를 높여주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고위관계자는 “해시드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별도의 모델이 있는 것 같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 전반적인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지주사의 관계자는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해시드가 직접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며 “컨소시엄 참여 회사는 구성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은행권은 미국과 홍콩 등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법제화하는 흐름에 맞춰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은행 주도로 이뤄진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논의가 주춤한 것도 은행 입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에 힘을 싣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 역시 한은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전향적 입장을 보일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해시드 측은 이에 대해 “금융지주사와 만난 것은 사실이며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한 기술적인 조언을 해드리고 있다”며 “저희가 (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아니며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