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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시행령 토론회 "업계·제도권 사이 균형 맞춰야"

  • 조인디 박상혁 기자
  • 2020-07-01 07:59:11
특금법 시행령 토론회 '업계·제도권 사이 균형 맞춰야'

“VASP(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와 은행 양쪽의 균형을 맞추면서 어떻게 위험 관리를 객관적이면서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다. 아직 가상자산에 대한 합의 내용이 적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이와 관련한 제도 도입도 추진 중에 있다” 금융정보분석원 고선영 사무관은 ‘가상자산 거래 투명화를 위한 특금법 시행령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병욱 의원 “가상자산 취급과 자금세탁 관련 이슈가 주요 쟁점”


한국블록체인협회·코인데스크코리아·김병욱 국회의원이 주최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투명화를 위한 특금법 시행령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6월 30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개회사를 연 김병욱 의원은 “가상자산 산업은 가장 어려운 영역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가상자산 취급에 대한 문제와 자금세탁 관련 이슈 두 가지가 특금법의 주요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을 그동안 암호화폐·가상화폐·디지털화폐 등으로 부르기도 했지만, 지급 및 결제에서의 보편 타당성 등을 고려했을 때 화폐 대신 자산이라는 명칭을 쓰기로 결정했다. 가상자산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하나의 자산이라는 개념에서 법이 제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환영사를 연 한국블록체인협회 오갑수 회장 역시 “블록체인 산업과 가상자산시장이 잘 규제된 환경에서 투명하고 건전하게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한국의 디지털경제 발전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산업과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덧붙였다.


◇시행령 쟁점은 VASP 신고 범위·실명인증·트래블 룰


업계의 입장에서 전달된 특금법 시행령 제안 사항은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종구 자율규제위원장이 발표를 맡았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VASP 신고 대상 범위다. 이에 대해 이종구 위원장은 VASP 신고대상 범위에 발생 가능한 자금세탁 위험의 수준을 고려하여 신고대상 범위 확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가상자산사업자 규제시 유형별 특성 및 사업의 기능과 금융거래에 대한 영향을 함께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주요 국가의 입법례에 따르더라도 거래소 및 수탁 보관 서비스 제공 사업자로 범위를 한정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한 신고를 통해 VASP를 받을 경우, 불수리 사유도 쟁점 중 하나다. 국내 VASP들이 민감해 하고 있는 사항 중 하나가 신고 불수리 여부다. 신고 불수리란 신고를 등록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ISMS 인증 요건을 고객 예치와 수탁 보관하는 VASP에 한정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했다. 해외 사례와 여러 경험을 통해 미루어 봤을 때 지나치게 넓은 범위로 적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실명확인계정 요건은 원화 거래를 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법률 위반 역시 자금세탁방지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법률로 한정하자는 방향을 제안했다.


두 번째 쟁점은 실명인증 관련 사항이다. 현재까지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중심으로 실명인증 가상계좌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채널이 막힌 국내 거래소는 모두 집금계좌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실명확인계정 개설 주체를 금융실명법상 금융회사 등으로 구체화하고, 개설의 객관적인 기준 내지 절차를 설정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추후 가상계좌 방식보다 실명확인 내지 자금세탁 방지에 더 용이한 방식이 활용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특정 방식으로 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세 번째 쟁점은 트래블 룰이다. 트래블 룰은 VASP가 송·수신인의 정보를 취득하여 보유해야하는 의무를 말한다. 이 정보를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 또는 금융기관에 즉시 제출하며,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사실 트래블 룰에 대한 우선적인 안건은 일단 유보하자는 것이었다. 국제적인 표준 마련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국내 한정의 표준안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룰 수 없을 경우, 가상자산 특성상 수취인 정보 검증이 불가능한 사정을 고려해 송금인이 제공한 수취인 정보의 보관 의무로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중점 이슈 외에도 여러 제안이 표출됐다. 먼저 신고 사항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 이에 대한 개선안으로 신고사항을 사업장 주소·이메일·인터넷도메인·호스트서버 소재지로 한정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신고 유효기간 역시 5년 정도로 넉넉히 잡아서 음지화를 막는 쪽의 안건을 언급했다. 만약 유효 기간이 길어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고 말소를 하면 된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고객확인제도에 대한 효율적 시스템에 대한 제안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현행법상 고객확인에 주민등록번호가 활용되는데, 주민등록번호만 사용될 경우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여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고객확인시 주민등록번호와 CI값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자금세탁방지 이슈는 KYC·CTR·STR이 핵심


이어서 특금법 제정의 핵심 배경이었던 자금세탁방지 관련 이슈를 두나무 황순호 대외협력팀장이 발표했다. 황 팀장에 따르면 자금세탁방지제도는 KYC(고객확인제도)·CTR(고액현금거래보고)·STR(의심거래보고)가 핵심이다. 현재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휴대폰 본인인증 및 계좌인증을 핵심 KYC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황 팀장의 설명이다. 다만 출금 한도 상향을 위한 추가 확인 절차는 거래소마다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근거 법령의 부재와 고객정보 수집의 한계로 금융기관 수준의 KYC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게 황 팀장의 지적이다. 이를테면 생년월일까지 같은 동명이인이 있을 경우, 현행법상 가상자산 거래소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4조의 2에 의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회원의 주민번호를 수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비대면 신분증 진위 확인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STR 분야에서는 의심거래가 포착됐을 때 보고 경로가 부재하다는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특금법 시행 전이라도 자금세탁 의심 거래 보고 경로 마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도 자금세탁방지 전문 인력 양성과 관련 제도를 조기 구축해야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금융정보분석원도 특금법 관련 제도 추진 중


제도권 내외부에 있는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법무법인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경우 해외의 가상자산 규제 사례를 분석하면서, 국내에 이 다양한 사례가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를 향후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내다봤다. 이를테면 ‘지역화폐 사업자도 VASP에 포함되느냐’, ‘각 나라마다 다른 해외 신고 제도 속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트래블 룰의 현실적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할지’에 대한 것들이다. 영국의 경우 사후 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일본은 사전 신고 등록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트래블 룰도 일본 같은 나라는 매우 강력한 시행을 하고 있으나, 유명 해외 거래소의 경우 트래블 룰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사이에서 합리적인 시행령이 성립돼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금융정보분석원(FIU) 고선영 사무관은 “시행령 마련 단계에서 업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특히 STR과 같은 부분은 시행령 마련과 함께 금융정보분석원 측도 함께 추진해야 하는 사항임을 잘 알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인증 문제의 경우 집행기관에 정보 제공을 해야할 때 없으면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불가피하게 (주민등록번호 입증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VASP와 은행 양쪽의 균형을 맞추면서 어떻게 위험 관리를 객관적이면서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다. 아직 가상자산에 대한 합의 내용이 적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이와 관련한 제도 도입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거래소 사업자가 아닌 VASP의 입장도 전달됐다. 관련 안건을 언급한 다날핀테크 김영일 사업전략팀장은 “거래소가 아닌 VASP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가상자산의 특성으로 인한 특금법 준수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제 서비스와 연결되는 비 거래소 VASP들의 사업적 특성을 반영하여 시행령이 수립돼야 한다고 본다. 예컨대 본인확인가상계좌 예외에 대한 구체적인 명시나 트래블 룰 수취인 정보 검증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가상자산 특성상 수신자 정보를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신자 정보를 입력 받고 STR 신고 등에 활용하되, 수신자 정보 검증 의무는 배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농협 디지털 R&D 센터 류창보 파트장 역시 제도권 은행의 입장에서 “먼저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추가계약에 대한 당행 입장은 부정적이다. 농협은 가상자산 산업을 신산업으로 보고 커스터디 서비스 위주로 관련사업을 구체화 중이다”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조인디와의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원문 기사 보기☜)



/조인디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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