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단 1개라도 만들어 드립니다"···주문형 인쇄(PoD) 산업이 뜬다

이커머스 플랫폼 활성화…PoD 시장도 같이 컸다

크리에이터, 셀레브리티 등의 굿즈 판매 수요 증가도 PoD 성장 요인

"Z세대, 맞춤화된 자기만의 제품 갖고 싶은 욕구 커"

출처=셔터스톡.


주문형 인쇄(PoD, Print on Deman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PoD 업계 매출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PoD는 소량으로 주문하는 인쇄 방식이다. 티셔츠, 스마트 폰 케이스, 키링, 에코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해 주문할 수 있다. 제품을 하나만 주문해도 제작이 가능하다.




디지털 인쇄술 발달…다품종 소량생산방식으로 수익 창출 가능해져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도 수익 창출이 가능하게 된 것은 IT 기술 발전 때문이다. 국내에서 PoD 서비스 ‘레드프린팅’을 운영하고 있는 베러웨이시스템즈 양평 대표는 “과거와 달리 제조방식이 많이 바뀌어 고품질 인쇄물 1장도 생산 가능한 기술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첨단 기기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최적화된 공정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이 때문에 고객이 제품 1개만 주문해도 고품질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외주 업체까지 포함해 레드프린팅 임직원은 290여 명이다. 이 가운데 내부 개발인력만 30여 명에 달한다.


이커머스 플랫폼 활성화…PoD 시장도 같이 컸다


PoD 시장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미국 기업 티스프링(Teespring), 커스톰잉크(CustomInk), 독일 기업 스프레드셔츠(Spread shirt), 영국 기업 포토박스(Photobox) 등 다양한 업체가 PoD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엔 이커머스 플랫폼 활성화가 있다. 시장 분석 기관 컴캡(ComCap)은 소규모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PoD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쇼피파이(Shopify) 등 개인이 손쉽게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소규모로 자기만의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보편화됐다. 쇼피파이는 아마존 대항마로 손꼽히는 기업이다. 쇼피파이는 지난 2월 공식 블로그에 ‘맞춤형 제품 판매를 위한 PoD 업체 10개(10 Print-On-Demand Companies for Selling Your Own Custom Products)’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상위 PoD 기업을 추천하는 내용이다. 그만큼 PoD를 활용해 개인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다.

출처=쇼피파이 공식 블로그 캡쳐.


이 글에서 1위로 소개된 업체인 라트비아 기업 ‘프린트풀(Printful)’은 2013년 설립된 이래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억 1,600만 달러(1,380억 원)를 기록했다. 2018년 매출보다 약 1.5배 증가한 규모다. 다비스 식스난스(Davis Siksnans) 프린트풀 대표는 지난 7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작년과 같은 규모는 아니더라도,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사람이 재택근무를 하거나 일시 해고를 당하면서 부가적으로 수익을 올릴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자체 디자인한 상품을 팔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프린트풀 매출도 증가했다는 의미다. 그는 “많은 사람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디자인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며 “코로나19가 발생한 몇 달 간, 증가한 수요를 미처 대비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주문이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았으나 보통 4분기 명절에 발생하는 매출보다도 코로나19 유행 이후 기록한 매출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4분기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미국 명절이 있어 1년 중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로 꼽힌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양평 대표는 "올해 레드프린팅 매출이 전년도 대비 168% 성장했다”며 “사업을 운영한 지 만 5년째인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회원가입 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크리에이터, 셀레브리티 등의 굿즈 판매 수요 증가도 PoD 성장 요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상품을 바로 판매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기면서 크리에이터, 셀레브리티 등 IP홀더의 굿즈 판매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PoD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지난 2018년 유튜브는 굿즈 판매 기능인 ‘상품(merchandise)’을 도입하고, PoD 업체 티스프링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로고나 얼굴, 캐릭터가 그려진 폰케이스, 티셔츠 등을 티스프링과 협력해 만들고, 자체 채널에서 판매할 수 있다. 티스프링은 같은 해 트위치, 인스타그램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 7월 티스프링은 "전세계 크리에이터가 매일 평균 2,400명씩 티스프링 플랫폼에 가입하고 있다"며 "2018년 이후 플랫폼에서 성공적으로 이익을 내는 판매 크리에이터(selling creator)가 213% 증가했다"고 밝혔다. 티스프링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3월 봉쇄(lock down) 조처가 내려진 이후, 성공적인 크리에이터 1인당 평균 매출은 31%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구독자 1만 명 이상인 미국 유튜브 채널을 대상으로 제공되던 ‘상품’ 기능은 최근 국내에 도입됐다. 이뿐 아니다. 페이스북도 지난 6월 온라인 쇼핑몰 ‘페이스북 샵스(Facebook Shops)’를 국내 출시했다. 서비스 이용자가 직접 판매자로 나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 달 뒤인 지난 7월엔 인스타그램에서도 앱 내 쇼핑 페이지 ‘인스타그램 샵’을 내놨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앱에서 선호하는 브랜드나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들의 상품을 한 페이지에서 찾아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크리에이터, 셀레브리티의 굿즈 판매 통로가 확대되면서 아예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PoD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지난 6월 ‘머치머치’를 출시했다. 유튜브 상품 기능을 활용하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를 위해 고안된 커머스 플랫폼이다. 상품 기획 의뢰, 전문가 컨설팅, 상품 디자인 및 제작 등의 과정을 제공한다.

마플샵을 운영하는 마플코퍼레이션은 자사 서비스를 ‘크리에이터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라고 설명하며 해당 분야의 포지셔닝을 강화했다. 레드프린팅을 운영하는 양평 베러웨이시스템즈 대표도 “크리에이터를 위한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Z세대 맞춤화된 자기만의 제품 갖고 싶은 욕구 커…PoD 앞으로도 성장할 것"


업계에 정통한 한 벤처케피탈리스트(VC, Venture Capitalist)는 “Z세대로 갈수록 자기 표현과 개성을 중시하면서 맞춤화된 자기만의 제품을 갖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며 “이 때문에 티셔츠를 포함한 의류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케이스, 다이어리 등 각종 문구류, 생활 소품 등에서 PoD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예인, 만화, 게임, 책 등의 팬덤은 공식 굿즈뿐 아니라 스스로 상품을 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향후 PoD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 저작권자 ⓒ 디센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