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스컴퍼니 박진호 대표는 페이스북 마케팅 1세대다. 국내 SNS 시장에서 페이스북이 독주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페이스북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후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이미지 위주의 인스타그램까지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다. 박 대표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난 2014년 10월 뷰스컴퍼니를 설립했다.
뷰스컴퍼니는 신생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여러 클라이언트와 1,400개 이상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다. 현재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자체 콘텐츠인 '글로시데이즈'를 제작하고, 크리에이터 및 인플루언서의 광고 매니지먼트도 돕고 있다.
디센터는 지난 8월 27일 박진호 대표를 만났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의 현황과 뷰스컴퍼니의 향후 계획을 들었다
박진호 대표는 뷰스컴퍼니를 MCN이 아닌 '광고회사'라고 소개했다. 광고를 통해 회사가 성장했고, 현재도 광고 분야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페이스북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본인 사업에도 여러 차례 도전했다. 장난감 쇼핑몰부터 화장품까지 분야도 다양했다. 그는 "단기간에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길게 끌고 가지 못했다"며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가장 자신 있고 지속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뷰스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설립 초기에는 주로 중소 뷰티 브랜드의 마케팅을 진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브랜드들이 하나둘 헬스&뷰티(H&B)스토어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H&B 스토어가 직접 제작하는 PB상품의 마케팅까지 진행하고, 대형 클라이언트를 확보하게 됐다.
뷰스컴퍼니는 마케팅에 활용하는 데이터인 'PCM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P는 마케팅 퍼포먼스, C는 소비자 여론 현황, M은 시장 적합성을 의미한다. 매출과 SNS 검색량, 경쟁사 현황 등 마케팅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모아 지수를 만드는 것이다.
박진호 대표는 PCM지수에 대해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그는 "최근에는 PCM지수보다 유통사가 생산해내는 가공 전의 데이터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며 "시장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가공된 데이터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PCM 지수에 활용하는 로우 데이터는 전수조사로 수집한다.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수기로 데이터를 모으려니 속도가 맞지 않고, 자연스레 가공 데이터 신뢰성과 공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의견이다. 이는 클라이언트의 반응으로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PCM 보단 유통 데이터를 참고해 진행한 마케팅에서 클라이언트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을 발견했다.
그는 마케팅에 있어 1차적으로 고려해야할 요소가 유통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그 다음 2차, 3차 요소로는 콘텐츠와 커뮤니티 등을 꼽았다.박 대표는 "최근에는 H&B 스토어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나오는 매출 및 유통 데이터를 주목하고 있다"며 "유통 채널의 움직임은 가장 중요한 데이터이자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지표"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유통 구조가 급변하면서 기업에서 나오는 로우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박 대표는 "기존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행사에 맞춰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반면 올해 초부터는 이커머스 시장과의 마케팅 협업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이 만들어 내는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실제 기업이 어떤 효과를 봤는지를 놓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뷰스컴퍼니에는 '이지은 다이어트(구독자 약 46만 명)', '최혜진(구독자 약 12만 명)' 등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과 계약을 맺게 된 계기에 관해 묻자 박 대표는 "광고 의뢰 및 수주 루트가 변했다"며 "지금은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의 메일로 수많은 광고 제안이 들어오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좋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기회를 제공하고, 회사는 광고 관련 DB를 쌓아 광고 역제안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경영 신조를 내비쳤다. 매니지먼트 부문에서 몸집 불리기를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계약된 크리에이터들과도 광고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이에 따른 수익을 배분하는 관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영상 콘텐츠 제작은 크리에이터들이 전문가"라며 "회사는 회사의 전문 분야인 광고 영역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뷰스컴퍼니는 지난해 '글로시데이즈'를 인수하고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글로시데이즈는 유명 크리에이터와 콜라보해 이들이 추천하는 화장품을 한 박스에 담아 보내주는 '글로시박스' 서비스를 주력으로 했다. 뷰스컴퍼니의 인수 이후 박스보다는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시데이즈는 전문 에디터 혹은 크리에이터가 뷰티 제품을 추천하고, 뷰티팁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배포 중이다. 네이버 포스트, 카카오 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한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 현재 120만 명이라는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유명 인플루언서 400여 명과 '글로시 프렌즈'라는 협력 관계도 맺고 있다.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다보니 경쟁사들과 협력할 기회도 생겨났다. 글로시데이즈 콘텐츠에 광고를 하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오면서 부터다. 박 대표는 "마케팅 업계에 경쟁사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상호간의 협력 기회가 언제나 열려 있기 때문에 모두가 협력사"라고 말했다.
박진호 대표는 뷰스 컴퍼니를 '뷰티 전문 마케팅 컨설팅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화장품 제조·마케팅 연구소 출신의 인력을 영입했다. 이들은 제품의 제조 과정 및 성분을 보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유니크 셀링 포인트'를 짚어주는 역할을 한다.
마케팅 의뢰를 받아 이를 집행하는 데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마케팅 키워드를 꺼내고, 어떤 유통 채널을 활용해야 하는지 전방위적인 컨설팅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는 "아직은 뷰티 전문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기업이 많이 없다"며 "소비자와 생산자 양쪽의 의견을 모두 수렴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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