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NFT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NFT 분야에서 아직 이렇다 할 플레이어가 없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 위메이드, 두나무, 빗썸 등 주요 기업들이 NFT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배경이다. 하루 빨리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서다. 갤럭시아메타버스가 NFT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광림 갤럭시아메타버스 대표는 지난 달 25일 서울시 강남구 갤럭시아메타버스 사무실에서 디센터와 인터뷰를 갖고 NFT거래소를 만든 이유와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5월 설립된 갤럭시아메타버스는 갤럭시아머니트리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효성 그룹 계열사로,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 1분기 기준 지분 32.99%를 보유하고 있다. 갤럭시아메타버스는 1일 NFT 거래소 ‘메타 갤럭시아’를 출범할 예정이다.
고 대표는 NFT로 사업 아이템을 정한 이유를 묻자 “NFT 거래가 이뤄지는 건 커머스 영역”이라며 “온라인에서 시장성이 높은 게 커머스인 만큼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답했다. NFT를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면 거래가 활발해질수록 수익 창출 효과도 클 것이라 봤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에서 오픈씨(OpenSea) 등이 이 사업이 유망하다는 점을 증명해왔다”며 “단순 가설이 아니라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의 지난 8월 월간 거래량은 12억 달러(약 1조 4,034억 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의 설명처럼 시장에는 이미 NFT를 거래할 수 있는 다양한 거래소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타 NFT 거래소와 비교했을 때 메타 갤럭시아의 경쟁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고 대표는 “쿠팡이 있다고 해서 소비자가 편집숍 29cm를 이용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 쿠팡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는 특정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29cm에 들린다. 마찬가지로 오픈씨처럼 수많은 NFT가 거래되는 플랫폼이 있어도, 투자자는 특정 NFT를 구매하기 위해 메타 갤럭시아에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 대표는 “기존에 (디지털 시장에서) 없던 분야를 발굴해 디지털화해 거래한다면 차별화된 컨텐츠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 갤럭시아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NFT 1차 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다. 발행된 NFT가 거래소에서 최초로 거래됐을 때 수수료 일부를 메타 갤럭시아가 가져간다. 2차, 3차 거래가 일어날 때도 거래소가 수수료를 가져가긴 하지만 비중이 현저히 낮다. 비중은 낮아도 거래가 이뤄지기만 하면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 다만 재판매 시장은 추후에 열고, 우선은 1차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 대표는 “NFT를 사자마자 바로 재판매 시장에 내놓으면 사이트가 어수선해질 것”이라며 “소유 관점에서 NFT를 보유하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갤럭시아머니트리가 발행한 암호화폐 톨(XTL)은 메타갤럭시아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XTL은 현재 지급 및 교환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고 대표는 “연내에 XTL로 NFT를 구매할 수 있도록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며 “XTL의 다른 용도를 만들기 위해 팀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명에서 드러나듯 갤럭시아메타버스는 향후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과 협력할 계획이다.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기 보다는 현존하는 플랫폼 안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고 대표는 “특정 메타버스 플랫폼 갤러리를 만들어 고객이 특정 구역에 본인이 보유한 NFT를 전시할 수 있도록 하고, 수익이 나면 보유자에게 지급하는 등 서비스를 잘 만드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내년 상반기 즈음에는 NFT가 충분히 거래되는 탑티어에 포지셔닝하는 게 목표”라며 “내년 연말에는 규제샌드박스로 증권형토큰플랫폼도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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