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따뜻하고 몽글한 하루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작가 몽달이 그린 ‘가게 놀이를 해요’. 은은한 파스텔톤 채색에 동화 속 소녀와 아기자기한 동물 들 사이로 뭔가 낯선 검은색 늑대 그림자가 함께한다. ‘너희들! 일어나!’에도 등장 인물은 비슷하다. 즐거운 소풍 장면에 역시 검정색 늑대가 등장했다. 다만 빨간색 선글라스를 끼고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무섭다기보다는 친근하다. 몽달의 작품에는 이렇게 괴물과 아이, 동물이 함께 등장한다. 감성 충만한 동화와 괴물의 조합은 한 순간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코멧윤의 ‘휴가 01’은 여름 더위를 잊게 해줄 것만 같은 가상의 공간을 담았다. 사람보다 큰 칵테일 잔과 오리라는 작가의 시각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작품 속 인물들의 여름 나기를 응시하고 있으면 마치 내가 휴양지로 간 듯한 느낌이다. ‘휴가 02’는 해변에 놓은 가방을 여는 순간 워터파크가 펼쳐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일상이 곧 휴가인 셈이다.
델리오의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01etc(공일이티씨)’에서는 이처럼 여름을 담은 다섯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다음 달 3일까지 열리는 이번 기획전시의 주제는 ‘여름의 발견(Less Monday, More Summer)’으로 신진 작가 5명이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만끽하는 여름을 표현했다.
작가 ‘핑거 휴먼’은 ‘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를 꿈꾼다. ‘아빠의 손’은 충청도에 사는 한 농부를 표현했다. 휴가철에도 바쁘게 일하며 비지땀을 쏟아내는 그에게 작가는 뜨거운 햇빛을 가려줄 모자를 선물했다. 그의 또 다른 작품 ‘아빠의 휴식’은 시골에서 일하다 새참 시간에 만나는 빨간 수박을 그렸다.
작가 ‘Sze’의 ‘라플란드’는 연분홍빛으로 조금씩 물들어가는 설원을 그렸다. 영하 30도의 라플란드의 차가운 느낌이 더위를 순간 잊게 해주는 듯 하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남녀를 그렸다. 라플란드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계절은 순식간에 여름으로 바뀌었다.
작가 ‘준 이즈 프리’는 사진과 NFT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영원의 정원’은 데칼코마니 기법과 야자수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다. 현실의 피사체를 비틀고 뒤집고 다시 결합하는 과정으로 만드는 새로운 정원은 보는 사람마다 각각의 정원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한다.
01etc에서는 다섯 작가의 열 두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각각 0.01이더리움(ETH)에서 1ETH를 내고 구입할 수도 있다.
01etc는 콜렉터와 창작자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구축된 NFT 마켓플레이스로 거래 수수료 면제, 보상 지급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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