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와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지속되는 듯 보이지만 그레이스케일(Grayscale)에 따르면 최근 BTC와 나스닥 100지수 간 상관관계는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오는 9월 이더리움 ‘더 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암호화폐 상승에 베팅했다는 분석입니다.
한 주간 이슈를 체크하고, 차트를 보며 분석하는 코인췍에서 다뤘습니다. 코인췍은 디센터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8일 오후 4시 3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전일 대비 3.85% 떨어진 2만 3,420.43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는 당분간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면서도 물가, 고용데이터 등을 봐 가며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연준이 여러 메시지가 혼재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이날 그레이스케일은 8월 투자자 레터에서 소비자물가(CPI) 데이터가 연준의 다음 행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므로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금리 변동은 위험자산 가운데서도 특히 암호화폐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그레이스케일의 분석입니다. 최근 3개월 간 나스닥 100지수 및 채권과 BTC 간 상관관계는 최저치로 나타났습니다. 담보로 잡힌 암호화폐 청산이 줄어들고, 이더리움 공급량이 감소하는 머지 업그레이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입니다. 거시경제 상황이 불안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그레이스케일은 “암호화폐와 위험자산 간 상관관계는 단기적으로 다시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지면 장기적으로 상관관계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더리움 머지는 다음 달 15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이렇게 되면 ETH 공급량이 대폭 줄어듭니다.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이더리움 TPS는 현 15~20TPS에서 10만 TPS로 증가합니다. 확장성이 개선되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속도가 빨라지고, 수수료가 저렴해지면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플레이어가 증가할 겁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수요는 증가하는데, ETH 공급량이 감소하니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간 이더리움 2.0 업데이트는 여러 차례 미뤄 졌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이더리움 머지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면 암호화폐 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인베이스가 최근 미국 규제 당국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코인베이스에 상장된 암호화폐를 미등록증권이라 주장하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암호화폐 믹서인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하겠다고 지난 8일 밝혔습니다. 코인베이스는 당국의 이러한 행태가 “국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형적 법안 제정 과정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규제하거나 소송을 통해 해결하려는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신산업 규제에 대한 갑론을박은 항상 있는 일입니다. 다만 미국에선 업계가 당국의 눈치를 보기보다 소신껏 목소리를 내며 당국과 소통하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영빈 블록투리얼 애널리스트는 “1시간 봉으로 보면 BTC가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2만 2,750달러와 2만 1,700달러가 주요 지지선”이라면서 “만약 2만 2,750달러를 지키지 못하면 2만 1,7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매수를 고려한다면 확실하게 2만 4,500달러를 돌파했을 때 진입하는 걸 추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추세가 강하기에 변동폭이 있더라도 올 연말에는 4만 달러까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했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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