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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리의 NFT 레이더] 케이팝 '찐 팬' 노린다···두나무·하이브 합작법인 레벨스의 '모먼티카'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NFT 하나가 수십 억 원에 거래되는 세상입니다. 열기가 이어질지 이대로 식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NF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NFT를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지 [도예리의 NFT 레이더]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부하면서 유망한 NFT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식견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두나무와 하이브의 합작 법인 레벨스가 케이팝 NFT에 시동을 걸었다. NFT 플랫폼 ‘모먼티카’를 이번 달 중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흥미로운 점은 레벨스가 언론사에 공동으로 보낸 보도자료에선 ‘NFT’란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대신 ‘디지털 콜렉티블’이란 표현을 썼다. 서비스 타깃이 일반 대중인 만큼 눈높이에 맞춰 보다 쉬운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흔히 ‘커뮤니티’는 NFT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탄탄한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면 NFT 가격에 좌우되지 않고 NFT 프로젝트가 지속될 수 있다. 많은 NFT 프로젝트가 커뮤니티 결속력을 강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배경이다.

그런데 NFT를 발행하기도 전에 든든한 팬층이 있다면 어떨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훨씬 수월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게임, 스포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미 이들 분야에선 다양한 NFT 프로젝트가 시도되고 있다.

레벨스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모먼티카의 시도는 좀더 팬들과 ‘상호적(interactive)’이란 점에서 다르게 느껴졌다. 아직 정식 플랫폼이 출시되기도 전인데 말이다.

'모먼티카'는 이번 달 중 출시될 예정이다. /출처=모먼티카.


최근 모먼티카는 사전 등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원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하고 퀴즈를 풀어 80점 이상을 맞으면 아티스트 팩을 제공하는 것이다. 10문제 중 8문제를 맞춰야 한다. 세븐틴, 프로미스나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등 가운데 원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문제를 풀어보려 시도했지만 문제 난도가 꽤 높았다. 진짜 팬이 아니면 풀기 어려운 문제가 수두룩했다. 사전 이벤트를 통해 NFT를 받은 팬이라면 ‘찐 팬’이라고 인정받는 게 마땅해 보였다.

다른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진행했던 이벤트와는 달랐다. 이를 테면 기존에 한 NFT 거래소에서도 사전 등록을 마치면 운동선수 NFT를 지급해줬다. 해당 운동선수를 유난히 좋아하지 않는다면 반기기 어려운 이벤트였다. 그런데 모먼티카는 해당 아티스트의 팬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문제를 풀고 NFT를 받아가게 했다. A를 원하는 자에게 직접적으로 A를 주는 것이다. A를 찾는 자에게 기업이 굳이 비용을 들여 내키지 않는 B를 주는 것보단 효율적으로 보인다. 찐 팬을 공략하겠다는 레벨스의 전략이 사전이벤트에서도 엿보인다.

사전이벤트로 진행 중인 퀴즈 중 세븐틴 관련 첫 번째 문제였다. 찐 팬이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대다수였다./출처=모먼티카.


레벨스가 모먼티카 보도자료에 ‘저탄소 배출’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초창기 하이브의 NFT 사업 진출을 두고 방탄소년단(BTS) 팬층으로부터 환경오염 우려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시선을 의식한 듯 레벨스는 모먼티카의 NFT는 전력 사용량을 효과적으로 낮춘 저탄소 배출 블록체인 ‘루니버스’에 기록된다고 강조했다.

루니버스는 두나무 자회사 람다256이 개발한 블록체인으로, 레벨스에 따르면 글로벌 인증기관 DNV로부터 환경 데이터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했다. 루니버스 메인넷의 연간 전력 사용량이 2,395kWh로 미국 한 세대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13%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존 블록체인 대비 3000만 배 이상 절감된 전력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루니버스 기반 서비스가 타 블록체인에 비해 아직 많지 않기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과연 레벨스의 모먼티카가 팬들의 마음을 사고, 케이팝 NFT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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