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NFT 하나가 수십 억 원에 거래되는 세상입니다. 열기가 이어질지 이대로 식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NF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NFT를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지 [도예리의 NFT 레이더]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부하면서 유망한 NFT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식견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다양한 NFT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드는 의문이 있다. 바로 확장성이다. 프로필 NFT(PFP NFT)는 보통 1만 개가 발행된다. 1만 개가 홀더에게 고루 분배되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홀더 한 명이 해당 프로젝트의 NFT를 여러 개 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를 키우고자 NFT를 더 발행하면 희소성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적은 수의 홀더 만으로 사업을 영위하기엔 한계가 있다. NFT 프로젝트도 영리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사업 확장 전략이 프로젝트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는 귀여운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는 ‘두들스(Doodles)’의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두들스는 지난해 10월 발행됐다. 여타 PFP NFT와 마찬가지로 1만 개가 발행됐다. 지난 7일 오후 4시 19분 오픈씨 기준 두들스 누적 거래량은 14만 7,300ETH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플로어 프라이스는 7.56ETH이고, 홀더 수는 5,310명이다.
두들스는 대퍼랩스 출신들이 만든 프로젝트다. 대퍼랩스는 크립토키티, NBA 탑샷 등을 만든 NFT 기업이다. 지난해 대퍼랩스 기업가치는 76억 달러(약 9조 원)으로 평가됐다. 삼성넥스트, 구글벤처스 등이 대퍼랩스에 투자했다. 전세계 대표 NFT 기업 출신이 제작했다는 점에서 두들스는 초기부터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커뮤니티도 탄탄하다. 트위터 팔로워 수는 37만 6,000명을 넘어섰다.
두들스는 지난 5월 줄리안 홀귄(Julian Holguin) 전 빌보드 사장을 영입했다. NFT 시장을 음악, 게임, 프리미엄 콘텐츠 등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주류(mainstream) 소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비전이다. 여기서 ‘주류’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들스를 대중 문화에 편입시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러한 두들스의 전략은 ‘두들스2.0’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지난 6월 두들스는 공식 트위터에서 두들스2.0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두들스 NFT 플로어 프라이스가 1,400만 원 이상으로 높아져 새로 진입하기 부담스런 사람들을 위해 두들스의 대중화 버전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두들스 커뮤니티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두들스2.0는 홀더가 자유롭게 아이템을 조합할 수 있다. 게임 캐릭터 옷 갈아 입히듯 피부색, 머리 색 등을 바꿀 수 있다.
이는 마치 고가 브랜드가 세컨드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세컨드 브랜드는 본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가격대는 낮춘 보급판을 뜻한다. 프라다의 미우미우,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엠포리오아르마니, 메종마르지엘라의 MM6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이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나뉘어 출시되는 것도 유사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과연 두들스2의 대중화가 계획대로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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