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인공지능(AI) 운영 체계를 개발하고 있는 제로지(0G)는 초당 5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달성했다고 20일 밝혔다.
제로지가 구현한 테스트넷 갈릴레오는 데이터 가용성(DA)을 구현해 속도를 끌어올렸다. 데이터 가용성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급격히 증가해도 안정적으로 저장해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의미한다.
이번 성과로 제로지는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 한계를 넘어선 처리 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제로지 관계자는 “일반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초당 수백 킬로바이트(KB)에서 수 메가바이트(MB) 수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수만 배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제로지는 또 자체 개발한 분산 학습 기술 ‘DiLoCoX’를 적용해 1070억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의 AI 모델을 표준 사무실 인터넷 환경에서 훈련하는 데 성공했다. 파라미터는 AI 모델을 구성하는 학습 변수다. 수가 많을수록 모델의 이해력과 생성 능력이 정교해지지만 그만큼 훈련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오픈AI의 챗GPT-3는 1750억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초고속 네트워크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가 필요한 기존 환경 대신 일반 인터넷망에서도 초거대 모델을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제로지는 이번 성과가 중앙집중형 인프라에 의존해온 AI 훈련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로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 특화 레이어1(L1) 블록체인이자 탈중앙화 AI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제로지 개발사인 제로지랩스는 지금까지 누적 약 3억 6000만 달러(약 5033억 5200만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마이클 하인리히 제로지랩스 대표는 “AI 기술이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성과는 중앙집중식 AI 인프라 장벽을 허물고 누구나 저비용·고효율의 AI를 활용할 수 있는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전했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