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억 원대 사기 혐의 재판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빗썸 실소유주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의 항소심 첫 재판이 29일 열렸다.
29일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장의 2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피해자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을 비롯해 총 5명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빗썸코인(BXA) 상장에 대해 확약하지 않았다”는 1심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계약서 문구와 (빗썸 거래소 코인인) BXA의 성격상 피고인이 상장을 확약했음이 분명하고 피해자가 허위 진술할 이유가 없다"며 “1심 판결과 달리 2018년 11월 이후에 피해자가 착오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장 측 변호인은 “1심에서의 장기간 변론을 통해 검사의 항소 이유가 부당하다는 점은 이미 확인됐다”며 “검찰 공소사실 역시 모순되고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김 회장과 빗썸 태국법인 대표 양모씨 등 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은 “김 회장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1심 재판부의 신빙성 판단 기준에 오류가 있다”며 “추가 증언을 통해 신빙성 입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이 빗썸홀딩스 인수 협상 과정에서 김 회장에게 언급한 글로벌거래소연합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양 대표 등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증인 5명 신청은 항소심으로서 많고 제출된 자료도 방대하다"며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 공판기일에 양측 구두변론을 듣겠다"고 밝혔다. 2차 공판기일은 오는 9월 7일로 예정됐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10월 김 회장에게 빗썸 모회사 빗썸홀딩스 인수를 제안하며 BXA를 빗썸에 상장한 뒤 코인 판매 대금으로 지분 매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해 계약금 112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BXA 상장을 확약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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