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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11년간 살아남았지만···"'사람·돈·정책' 마른 韓 블록체인 생태계 바뀌어야"

■국내 최장수 블록체인 기업 씨피랩스 어준선 대표 인터뷰

블록체인에 부정적 인식 강해 사업자 라이선스마저 '낙인'

사명 변경 후 신규 사업 구상…웹3 포털 '웹투엑스' 출시

동남아·중동 등 해외 진출도 모색…블록체인·AI 기술 협력

"블록체인이 기본 기술로 자리잡을 때까지 살아남아야"



씨피랩스는 국내에서 가장 긴 업력을 자랑하는 최장수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다. 지난 2013년 ‘코인플러그'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11년 동안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고 370개에 달하는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그러나 어준선(사진) 씨피랩스 대표는 블록체인 기업으로서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2일 디센터와 만난 어 대표는 “국내에선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동일시 하는 탓에 블록체인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이 굳어졌다”며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블록체인은 모멘텀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진단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로 사람·돈·정책 3가지를 꼽았다.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탓에 이 3가지 요소의 씨가 말랐다는 지적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업으로서 투자를 받기 어렵고, 개발자들은 다른 업계에 가기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블록체인 기업을 기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당국으로부터 발급받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마저 ‘낙인’이 되는 실정이다. 어 대표는 “작은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VASP 라이선스를 받는 순간 가상자산 거래소에 준하는 규제를 받게 돼 은행 계좌를 만들지 못하고 병역특례 업체 지정 또한 되지 않아 이번엔 갱신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쉽게 말해 기업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고, 산업에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라고 토로했다.

씨피랩스가 해외로 눈을 돌린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인지도가 높았던 기존 사명 코인플러그도 ‘코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어감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 씨피랩스로 과감히 변경했다. 씨피랩스가 보유한 탈중앙화신원증명(DID) 기술력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모델도 구축했다. 어 대표는 “지난해 사명을 변경한 후 1년 동안 웹3 포털 플랫폼 ‘웹투엑스(WEB2X)’ 개발에 전념했다”며 “웹2 기업들이 손쉽게 DID나 대체불가토큰(NFT), 소울바운드토큰(SBT), 포인트 등 원하는 블록체인 기반 상품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종합 포털"이라고 설명했다.

웹투엑스는 이달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는 베타서비스를 열어 웹투엑스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웹3 기술로 기업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투표 관련 업체 등과 서비스 제공을 논의 중”이라며 “수요처는 계속해서 늘려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외 진출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웹투엑스와는 별개로 현지 기업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달리 동남아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에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며 "한국이 가진 개발 역량을 활용해 중동과 동남아에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결합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의 가장 큰 목표를 ‘살아남기’로 규정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본적인 인프라 기술로 자리잡게 되면 블록체인 기술 기업에도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이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블록체인을 만들고 가상자산을 발행해 사업을 하는 시기는 지났다. 블록체인은 이제 범용 기술이 돼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매우 쉬워졌고, 이젠 서비스를 통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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