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지난해 4분기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을 2000%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골드만삭스의 13F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 현물 ETF 보유량은 기존 2200만 달러(약 319억 원)에서 4억 7600만 달러(약 6919억 원)로 대폭 증가했다. 골드만삭스가 주로 투자한 상품은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와 피델리티의 이더리움 펀드(FETH)이며 그레이스케일의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ETHE)에도 630만 달러(약 91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 보유량 또한 114% 증가해 15억 달러(약 2조 1805억 원)를 넘어섰다. 특히 블랙록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 12억 8000만 달러(약 1조 8607억 원)를 투입해 전 분기 대비 177% 증가했다.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FBTC)도 2억 8800만 달러(약 4186억 원) 추가 매입했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투자 확대는 지난해 4분기 가상자산 시장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BTC와 ETH는 지난해 4분기 각각 41%, 26.3%의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지난해 2분기 가상자산 현물 ETF 투자를 시작했다. 과거 가상자산은 적절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며 부정적이었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업계는 골드만삭스의 가상자산 현물 ETF 대규모 매입이 가상자산의 본격적인 전통 금융권 포트폴리오 편입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규제 환경이 개선되면서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월가 기관투자가들이 가상자산 투자를 가속화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현재 자체적인 가상자산 플랫폼 출시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2023년 11월 골드만삭스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상품 거래 플랫폼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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