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오전 한 때 1억 4100만 원대까지 떨어지며 약세 흐름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원화 마켓에서 비트코인이 1억 4100만 원대를 터치한 것은 한 달여 만이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가상자산)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밈 코인(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을 두고 만든 유행성 가상자산)을 추천했다가 폭락해 탄핵 위기에 몰린 아르헨티나 대통령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단기적 요인과 별개로 당분간 조정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오후 2시 5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24시간 전보다 0.85% 떨어진 1억 4250만 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빗썸에서는 1.01% 하락한 1억 4252만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해외 비트코인 가격은 같은 시간 1% 가량 빠진 9만 510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는 하락분을 일부 회복하며 횡보세를 보이고 있지만 간밤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에서 1억 4100만 원까지 하락했다. 국내 거래소 원화 마켓에서 비트코인이 1억 4100만 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역대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달 20일 1억 6332만 원과 비교하면 한 달 여만에 14% 가량 하락했다. 해외 거래소에서도 9만 3000달러 대까지 하락, 이달 3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터치했다.
알트코인 역시 약세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현재 국내 거래소에서 390만 원대에서 400만 원 초반대를 오가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500만 원선을 오르내렸는데 한 달이 채 안돼 400만 원대를 지키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엑스알피(XRP·옛 리플),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연일 하락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하락세가 19일(현지 시간) 공개 예정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주요 연준 인사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밝히며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밈 코인' 리브라(LIBRA)를 홍보했다가 출시 직후 가격이 최고가 대비 94% 폭락해 탄핵 위기에 몰린 사건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프로젝트 담당자가 투자자 자금을 유치한 뒤 갑자기 모든 자금을 빼돌리고 사라지는 '러그 풀(RUG PULL)’ 사기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로 최고가를 경신하며 강세장을 보였던 가상자산 시장이 당분간 큰 변동성 속에 당분간 조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크립토퀀트 기고자 퍼시벌은 “최근 비트코인 시장 흐름 분위기가 2023년 8월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며 "비트코인 변동성 지수가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급격한 가격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퍼시벌은 현재 9만 2000달러를 지지선으로 보고 이 지지선이 붕괴될 경우 200일 지수이동평균선이 위치한 8만 5000달러가 다음 지지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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