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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국내 스테이블코인 '김치프리미엄' 주시···"규제 체계 신속 정립할 것"

USDT, 원·달러 환율보다 2.88% 비싸…수요 많아 프리미엄 형성

전문가들 "스테이블코인 규제, 명확한 범위 설정과 보수적 접근 필요"

민병덕 의원 "디지털자산 정책 속도 너무 느려…글로벌 흐름 못 따라"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포럼-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을 위한 제언' 세미나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도예리 기자


금융 당국이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스테이블코인의 '김치프리미엄'(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포럼-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을 위한 제언' 세미나에서 이석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장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달러 가치에 연동돼 있는 게 분명한데 국내 가격을 보면 환율보다 더 높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이 주최하고,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주관했다.



이날 오후 2시 17분 기준 국내 1·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서 USDT는 1497원, 빗썸에서는 1498원에 거래되고 있다. USDT는 테더사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으로, 미국 달러와 가치가 일대일로 연동된 가상자산이다. 이날 같은 시간 원·달러 환율은 1456원으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USDT가 달러보다 약 2.88%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이같은 김치프리미엄 형성 이유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점을 지목했다. 단순 투자 목적 외에도 해외 거래소 사용, 가상자산 차익 거래 등에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되면서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USDT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에서 기축통화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해외 거래소를 사용하는 국내 이용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국내에 상장돼 있지 않은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등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외부 거래소로의 입출금도 많이 이뤄지는 편이다.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포럼-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을 위한 제언' 세미나에서 이석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도예리 기자


이석 국장은 스테이블코인의 외부 입·출금에 주목하며 "초국경성·탈중앙성 특성으로 인해 규제와 감독이 어려운 영역"이라면서도 가상자산 친화적인 트럼프 행정부 움직임에 대응해 규제 체계를 빠르게 정립하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지난 1월 2단계 입법과 함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별도 논의를 진행했다. 또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회 입법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제언도 이어졌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국내 발행 KRW, 해외 발행 KRW, 국내 발행 USD, 해외발행 USD, 법화종류 제한여부, 기타 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으로 나눠 체계적인 제도 정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투자성 자산과 결제성 자산을 구분해 접근해야 하며, 결제성 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안정 차원에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보폭을 좁히되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추진 속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의 가상자산 정책 추진 속도가 느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가상자산위원회 첫 회의가 시작됐다"며 "디지털자산 정책에 있어 방향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지난 2월에 열린 3차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법인의 단계적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를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상장 법인이나 전문 투자자의 디지털자산 매매는 금년 하반기에나 예상되고, 법인계좌 허용 후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글로벌 흐름에 맞는 속도인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어 "토큰증권 제도화 법안을 내놓은 뒤 여러 전문가들이 연락해 논의하고 있는데 금융위는 한 번도 연락을 주지 않았다"며 "금융위가 알아서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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