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돌연 넥써쓰(구 액션스퀘어)로 자리를 옮긴 장현국 대표가 '친정' 위메이드를 향한 공개 비판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넥써쓰 주주총회 간담회에선 위메이드 블록체인 프로젝트 위믹스(WEMIX) 해킹 사건을 인재라고 표현하며 위메이드의 보안 역량을 저격하기도 했는데요. 이 프로젝트가 이번 해킹으로 사상 초유의 2차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는데도 정작 이를 탄생시킨 '위믹스 아버지' 장 대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입니다.
이날 넥써쓰 주총이 위메이드와 동시간대 진행된 것을 놓고도 여러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기 주총이 통상 3월 말에 몰리는 탓에 경쟁사가 같은 날 주총을 진행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장 대표의 위메이드 저격 행보와 맞물려 이 역시 위메이드의 존재감을 지우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실제 이날 넥써쓰는 블록체인 메인넷 ‘크로쓰’ 테스트넷 출시 일정 등 굵직한 소식을 내놓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반면 위메이드 주총은 위믹스 해킹 사건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 해킹 발생을 공지한 당일에도 장 대표의 입은 쉬지 않았습니다. 이날 장 대표는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라며 위믹스 해킹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이 게시물이 WEMIX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자 장 대표는 해당 발언은 크로쓰 출시를 예고하는 의미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장 대표가 위메이드와의 신경전을 이어가는 배경으로는 위메이드 창업주 박관호 대표와의 불화설이 지목됩니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 재직 당시 박 대표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위믹스 프로젝트를 이끌었는데요. 위믹스 사업 과정에서 구설수가 끊이질 않고 이렇다 할 매출도 나오지 않았던 반면 프로젝트 투입 인력은 1000여명에 달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박 대표의 불만이 컸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돌았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검찰이 장 대표를 WEMIX 관련 혐의로 기소하면서 박 대표가 장 대표를 일방적으로 해임했고, 이로 인해 두 사람 간 갈등이 깊어졌다는 소문입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위메이드와 장 대표가 이제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 대표가 재도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크로쓰가 국내 블록체인 게임 관련 가상자산 시총 규모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WEMIX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위메이드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동안 위믹스 블록체인에서 이뤄진 거래 건수는 직전 분기에 비해 11% 줄어든 670만 건에 그쳤습니다. 블록체인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6% 꺾인 상태입니다. 메인넷 출시와 국내 거래소 상폐 위기라는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 속 양측 간 진흙탕 싸움이 어떻게 결론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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