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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인은 상장심사 프리패스?···'WLFI' 유통량 부풀리기 논란[디센터]

WLFI, 국내외 주요 거래소 상장 첫날 35% 폭락

상장 당시 유통량 불투명, 내부자 매도 의혹 확산

상장심사 형평성 논란…"유명세 의존 상장"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달 2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으로 알려진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이 국내 거래소 상장 첫날 35% 넘게 폭락했다. 상장 과정에서 유통량 공시가 불투명했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상장 적격성 논란까지 확산하고 있다.

2일 오후 2시 25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WLFI는 321원에 거래됐다. 전날 오후 10시 상장 직후 495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하루도 되지 않아 35% 이상 떨어진 것이다. WLFI는 1일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공식 출시된 직후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됐다. WLFI 발행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앞서 미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 WLFI 프리세일을 통해 약 200억 개의 WLFI를 판매했다. 구매자들은 지난주부터 구매 물량에 대한 잠금해제(언락) 청구할 수 있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홈페이지 캡쳐


문제는 거래소 상장 당시까지 정확한 유통량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공시된 수치를 통해서만 약 270억 개 규모로 간접 확인할 수 있었다. 유통 계획이 담긴 백서조차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 비판이 거세지자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상장 이후에서야 관련 공지를 올리며 실제 유통량을 코인마켓캡에 처음 공시된 270억 개가 아닌 약 247억 개로 정정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측은 “9월 1일 기준 당시에는 정확했으나 이후 조정이 반영됐다”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인 조정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일가가 유통량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뒤 내부자 매도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 및 관계사가 보유한 WLFI 전체 공급량 1000억 개 중 225억 개에 달한다. 온체인 데이터상에서도 내부자 매도로 추정되는 거래 내역이 포착되고 있다. 제이콥 킹 웨일와이어 애널리스트는 엑스를 통해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내부자들이 이미 수백만 달러의 WLFI를 팔아치우고 있다. 노골적인 펌프앤덤프 사기”라고 지적했다.

상장 시점이 미국 공휴일인 노동절(9월 1일)에 맞춰졌다는 점도 논란을 키운다. 미국 증시가 휴장한 시점에 WLFI가 상장되도록 하면서 미 증시와 직접적으로 연동된 투자자 반응이나 규제 파장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업비트의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 정보란에 프로젝트팀 유통량 계획이 미제공으로 기입돼 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국내 거래소들의 상장 심사 형평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WLFI는 상장 직후 구체적인 설명 없이 유통량 수치를 변경했고 아직까지 거래소에 정확한 유통 계획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문제 없이 상장 이뤄지면서 “심사 과정이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거래소들이 앞서 유통량 허위 공시를 이유로 위믹스(WEMIX)를 상장폐지한 전례가 있어 이중 잣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업비트는 WLFI 상장 불과 일주일 뒤인 9일 자사 블록체인 행사 ‘UDC 2025’ 무대에 WLFI를 발행한 에릭 트럼프를 연사로 세울 예정이다.

국내 가상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WLFI는 상장 과정에서 유통량 공시가 오락가락한 대표적 사례”라며 “거래소들이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유명세와 화제성에 기대 섣불리 상장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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