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AP2·Agent Payments Protocol)을 공개했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카드 결제부터 스테이블코인 송금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개방형 프레임워크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NHN KCP가 유일하게 생태계 지원 기업으로 참여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AI 에이전트의 결제 권한을 안전하게 인증·검증하고 이를 전달하는 프로토콜 AP2를 발표했다. AP2는 신용카드와 은행 이체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까지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웹3 생태계 지원을 위해 코인베이스·이더리움재단·메타마스크 등과 협력하며 에이전트 기반 가상자산 결제 솔루션을 마련했다.



AP2의 핵심은 사람이 직접 버튼을 눌러 결제를 승인하지 않아도 AI 에이전트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결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사용자가 특정 조건을 제시하면 ‘지시서(Mandate)’라는 디지털 계약이 생성되고, 이는 변조가 불가능한 암호 서명으로 보호된다. 여기에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VC·Verifiable Credential)’이 서명 주체의 신원을 보장한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AP2는 AI 에이전트가 결제를 실행할 때 △사용자의 허락을 받았는지 △요청이 실제 의도를 반영하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을 추적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이번 프로토콜 개발에 전 세계 결제사와 기술기업 60여 곳이 함께했다. 참여 기업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널, JCB, 월드페이 등 주요 전통 결제 네트워크가 포함됐다. 또한 페이팔, 레볼루트, 에어월렉스, 페이오니아, 디로컬, 이밴크스 등 글로벌 핀테크 업체들도 함께했다.

기술 부문에서는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어도비, 델 테크놀로지스, 인튜이트, 콘플루언트, 딜로이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이 참여해 AI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AP2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웹3 분야에서는 코인베이스, 이더리움재단, 메타마스크, 수이 개발사 미스틴 랩스, 아이겐랩스, 크로스민트 등이 합류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NHN KCP가 단독으로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결제 프로토콜 논의에 함께했다. NHN KCP 관계자는 “AP2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는 데 동의한다”면서 “내부적으로 AP2를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구체적 계획을 밝히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구글은 “AP2는 개방형·협업적 프로세스를 통해 발전시킬 것이며, 표준기구와의 협력도 이어갈 계획”이라며 “결제와 기술 커뮤니티 전체가 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