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에 문을 연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클럽 ‘레전드 룸(Legend Room)’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스트리퍼들이 자신의 몸에 QR코드를 새겨넣고 방문객들에게 QR코드를 통해 직접 비트코인으로 입장료를 받는다. 방문객들은 신용카드가 아닌 암호화폐를 사용하기 때문에 숨기고 싶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다. 물론 집에 있는 부인에게 들킬 걱정도 없다. 스트리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고용주 등에게 지불할 몫을 떼지 않고 고객이 지급한 액수 모두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성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또한 은행 거래가 힘든 경우가 많아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암호화폐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익명성’을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산업군이 있다. 바로 성 산업이다. 서비스의 수요자도 공급자도 각각의 이유로 프라이버시를 보장받기 원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안전장치 또한 마련돼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트립 클럽 레전드룸은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 사례다.



아예 성 관련 산업 종사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암호화폐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호주의 사업가인 켈런 버틀러는 성 산업과 관련해 지불수단으로 쓰이게 될 암호화폐 인티메이트(Intimate)를 준비 중에 있다. 버틀러는 블록체인 기업 오라클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인티메이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말 토큰을 발행할 예정이다.

암호화폐 인티메이트를 성 산업에서 사용하게 되면 암호화폐의 익명성 덕분에 사용자들은 신원을 제공하지 않아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아울러 블록체인에는 신원은 감춰졌지만 이용자들의 행적은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네트워크상에서의 평판에는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를 통해 성 산업 종사자의 안전이 보장될 것으로 버틀러는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 업계는 면대면으로 사람을 대하는 만큼 안전이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신뢰도와 안전의 보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버틀러는 지난달 7일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행들이 협조하기를 원치 않는 산업들이 많다”며 “우리들(성 관련 산업들)은 세금도 모두 납부한다. 은행이 특정 산업의 도덕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재연 인턴기자 wonjaeyeon@decenter.kr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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