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왓슨으로 인공지능(AI)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과 IBM이 블록체인 시장에서도 정면 승부에 나섰다. 구글은 클라우드 보안 등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반면, IBM은 식품안전·무역 등 산업 전반에 쓰일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이와 함께 삼성과 화웨이도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밝혀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IBM은 최근 블록체인 사업에 속도를 높였다.
우선 구글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소비자 정보 보호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클라우드 보안을 강화해 줄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정확한 출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2016년부터 클라우드에 블록체인을 활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대변인은 “블록체인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가늠하기는 이르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경제 매체 CNBC는 스리다 라마스와미 구글 광고 부문 수석부사장의 말을 빌려 사업이 상당 부분 진척이 있었음을 전했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라마스와미 수석부사장은 “블록체인은 마찰(수수료)이 없는 가치 이동과 기록 기술로서 전망이 밝다”며 “연구 단계이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고 발언했다.
구글은 일찍부터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았다. 관련 기업 인수와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리서치 기업 CB인사이트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구글은 지난해 2분기까지 일본 금융회사 SBI홀딩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자본을 블록체인 분야에 쏟아부었다. 알파벳의 벤처캐피탈 부문 자회사 GV는 송금 네트워크 리플, 암호화폐 관리 플랫폼 레저X 등에 투자했다.
◇ 구글과 IBM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 현황
구분 | 구글 | IBM |
활용방향 | 소비자 정보 보호 | 산업 표준화/활용 |
개발분야 | 공개형 블록체인 | 폐쇄형 블록체인 |
적용분야 | 클라우드 보안에 적용 | 네슬레 등 식품안전, 무역 등 |
출시시점 | 미정(연구 중) | 하이퍼레저 베타버전 출시 |
투자 및 JV | 리플, 레저X 등 투자 | 덴마크 선박회사와 JV 설립 |
이에 반해 IBM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내놓고 산업 표준화와 활용에 집중한다. 산업분야에 적용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IBM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스타트업과 개발자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출시했다. 비트코인 등이 공개형 분산원장, 공개형 블록체인 기술을 쓰는 것과 달리 IBM은 폐쇄형, 허가형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신뢰할 수 있는 특정 당사자만 접근이 가능하다. 마리 위크 IBM 블록체인 총괄책임자는 “IBM 플랫폼은 250개 이상의 활성 네트워크를 이용해 블록체인 솔루션 초기 개발 작업에 활용이 가능하다”며 “네트워크 구축과 확장 기술은 생태계에 광범위하게 공유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 배포된 베타 버전은 무료로 쓸 수 있다.
IBM은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의 선두주자다. 윈터그린 리서치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블록체인 제품과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7억600만 달러고 이중 IBM이 시장점유율 32%로 1위를 차지했다. IBM은 산업 표준화를 위한 허가형 블록체인 컨소시엄 ‘하이퍼레저’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네슬레, 월마트 등과 손잡고 식품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기록 추적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지난 1월에는 덴마크 선박회사 몰러-머스크와 함께 무역의 디지털화를 구현하기 위한 블록체인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한편 IT 강자인 삼성과 화웨이도 블록체인 활용에 적극 뛰어들었다. 삼성SDS는 지난 8일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물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전략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고객 신뢰와 가치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도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할 수 있는 기기 개발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사용하는 화웨이는 시린랩스의 시린OS와 라이선스 체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황보수현 인턴기자 soohyeonhb@decenter.kr
- 황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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