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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릴 코인 1시간 만에 110배 급등락···막을 수는 없었을까

신규 암호화폐 미스릴, 빗썸 상장 후 2만8,000원 찍고 하락

500원까지도 내려가

상장 전 텔레그램 방 통해 정보 유출

빗썸 "내부정보 유출 없어"

투자자 보호장치 없는 투기판 되나…거래소 자체 규제 필요성 제기

미스릴의 거래 이후 24시간 동안의 가격 차트/ 자료= 빗썸

과열이 진정되는 듯 하던 암호화폐 시장에서 1시간 만에 한 코인의 가격이 110배 급등했다 다시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빗썸에 상장된 신규 암호화폐 미스릴 가격이 한 시간 동안 급락을 반복하며 요동쳤고 이과정에서 막대한 손실를 본 투자자들의 원성은 사건발생 하루가 지나도록 그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거래소의 내부 자료 유출 책임 문제 등을 지적하고 나섰으며 암호화폐 시장을 제대로 된 규제 없이 정책 바깥으로 남겨둔 정부의 규제 부재를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수면아래 억눌려 있던 일부 투자자들의 투기심리도 사건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13일 빗썸과 암호화폐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지난 12일 오후 6시 신규 암호화폐 미스릴과 엘프를 상장했다. 6시 상장 당시 가격은 250원. 그런데 불과 30분 만인 6시 30분 미스릴의 가격은 2만8,000원을 찍으며 단숨에 1만1,100%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미스릴의 가격은 이때부터 갑자기 급격히 하락하면서 불과 30분 뒤인 7시에는 2,870원으로 하락했다. 40분만에 110배 올랐다가 20분만에 4분의 1토막이 난 것이다. 가격은 이후 지속해서 떨어져 상장 2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6시 기준 미스릴은 빗썸에서 7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스릴의 급격한 가격 변동의 원인 중 하나를 내부자료 유출이라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상장 당일인 지난 12일 오전 1시경부터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빗썸이 신규 암호화폐를 상장한다는 소식이 돌았다. 이후 거래소 중 유일하게 미스릴을 상장한 오케이엑스에서 해당 암호화폐의 가격이 1시 30분 약 0.9달러에서 단 두 시간 만에 1.29달러로 급격히 상승했다. 빗썸측은 그날 오후 3시 께 미스릴과 엘프를 당일 오후 6시에 상장하겠다는 예고를 공식적으로 내보냈다. 이후 오후 4시 께 각종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빗썸 내부자가 정보를 미리 유출했다’며 ‘상장 일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6시 빗썸은 공지대로 문제의 암호화폐를 상장했다.




한편 소식이 퍼진 후 빗썸의 행보에 대해 한 거래소 관계자는 “빗썸 측에서 일정이 유출된 것을 알고 급하게 상장한 것”이라며 “일정이 지체될수록 재정거래와 같은 문제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예정일보다 더 앞당겨 상장을 공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정거래란 같은 상품이 여러 시장에서 다른 가격으로 판매될 때 싼 곳에서 상품을 구입해 비싼 곳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거래다.

암호화폐 상장 소식 유출을 듣고 재정거래에 나선 투자자들에 대한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은 거래소들 사이에서 같은 코인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는 편이다”라며 “일명 ‘빗썸 프리미엄’을 노리고 차익거래를 시도한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빗썸 이전 미스릴이 상장된 거래소는 중국 거래소 오케이엑스 뿐이다. 12일 빗썸이 상장을 공지한 전 후로 오케이엑스에서의 미스릴 거래량은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차익거래를 시도하려는 투자자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내부 유출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상장을 감행한 빗썸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체결된 계약을 무를 수는 없어 정보가 유출되었더라도 예정대로 상장을 감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내부소식 유출로 인해 혼란이 예정됐음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은 거래소 측의 책임을 묻는 의견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주식 시장에서는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통해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 비이성적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별도로 없다. 한 투자자는 “암호화폐 내부자료 유출되면 손실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거래소의 상장 기준과 내부자료 유출 이후의 대응 등에 대한 명시적 규정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 1월 고팍스에서 신규 암호화폐 시빅이 180만 원에 상장된 후 한 시간 만에 1,500원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당시 고팍스의 상장 가격이 지나치게 높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거래소가 상장 가격을 결정하지만 적정가격에 대한 정책적 가이드가 없는 만큼 일부 투자자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번 사건 관련 빗썸 측은 내부 직원의 유출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도 상장될 암호화폐에 대한 정보는 극소수만이 알고 있다”며 “대부분 직원들은 상장이 된 이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해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거래소에서 상장 예정 암호화폐에 대한 정보는 일부만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연 인턴기자 wonjaeyeon@decenter.kr

원재연 기자
1replay@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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