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창사 후 처음으로 1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단행하면서 블록체인 기술 전담팀을 신설했다. 이는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다른 신규 사업처럼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빠르게 키워나갈지 관심이다.
페이스북은 8일(현지 시간) ‘뉴 플랫폼·인프라’ 부서 산하에 블록체인 기술 전담팀을 새로 꾸렸다. 그리고 페이스북 메신저 책임자인 데이비드 마커스를 팀장으로 임명했다. 이 부서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을 총괄하는 팀으로 블록체인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일단 출발은 12명 미만의 소수정예로 시작한다. 팀을 맡은 마커스는 4년 전 페이팔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암호화폐에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이외에도 현재 인스타그램 제품 담당 부사장인 케빈 웨일과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인 에버링햄도 블록체인 팀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존 임원들이 속속 블록체인 팀에 합류하게 되면 블록체인 사업이 속도를 낼 듯하다.
페이스북이 아직 블록체인 사업의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게임, 디지털 예술창작, 아이템 교환 등 다양한 곳에 접목이 가능해 예측이 어렵다.
일부에서는 페이스북이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를 키운 만큼 블록체인도 유사한 전략을 쓸 것으로 본다. 이미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오큘러스 등 3곳의 거대 기업을 포함해 50개 이상을 M&A 하면서 회사를 키워왔다.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전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회사를 흡수해 왔는데, 최근 이 지역에 블록체인 회사들이 많아 M&A가 어렵지는 않다.
다만 페이스북이 오큘러스와 왓츠앱 인수를 위해 각각 20억 달러, 190억 달러를 지급하는 등 규모가 커 현재의 자금 여력이 변수다. 블록체인 기술은 원천적으로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데, 굳이 회사 인수에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결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할 수도 있다고 점친다. 페이스북은 이미 2009년 크레딧(Credits)이란 자체 암호화폐를 운영한 적 있고 3년 동안 서비스를 진행했다. 크레딧은 주로 게임 내 가상 물품 구매용으로 사용됐다.
한편 이번 조직개편은 케임브리지 데이터 유출 사건 이후 침체 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데이터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카를 통해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폭로에 휩싸인 바 있다. /신은동 인턴기자 edshin@decenter.kr
- 신은동 기자
- ed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