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지난 몇 개월 동안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암호화폐 XRP(리플)가 한 주 동안 급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과 지난 26일에는 한 때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을 추월해 시총순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리플의 연이은 서비스 출시 소식과 코인베이스 상장 기대감이 선반영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들어 리플의 하락세는 다른 암호화폐들과 비교해도 두드러졌다.리플 가격은 지난 1월 3.71달러(한화 약 4,129원)를 기록한 후 이달 초 0.26달러(한화 약 289.38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역시 지난 1월 2일 98조 2,5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이달 27일 현재 22조 8,902억 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지난 21일 부터다. 추세가 상승 전환한 리플은 6일여 만에 가격이 두 배 가까이 급등하며 27일 현재 0.51달러 선(한화 약 567.63)에서 횡보 중이다. 이에 시가 총액도 늘어 지난 21일 리플은 시가총액 260억 달러(한화 약 28조 9,250억 원)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230억 달러(한화 약 25조 5,875억 원)를 기록한 이더리움을 추월했다. 이어 26일 오후 8시 리플의 시가총액은 약 221억 달러(한화 약 24조 5,862억 원)로, 시가총액 220억 달러(한화 약 24조 4,750억 원)를 기록한 이더리움을 다시 한번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리플의 급등 배경으로는 금융기관간 결제 시스템 엑스레피드(xRapid)의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꼽힌다. 엑스레피드는 법정화폐를 리플로 전환해 해외로 송금하는 서비스로, 송금된 리플은 현지 통화로 환전할 수 있다. 크리스 라르센 리플 공동창립자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크립토 파이낸스 컨퍼런스에서 “엑스레피드를 앞으로 1개월 내 출시할 것”이라며 “엑스레피드와 리플의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품군은 빠르고 저렴할 뿐만 아니라 견고하고 안전하며 특히 전송 실패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7일 사바 사르가이 리플 아태지역 책임자 또한 “엑스레피드의 개발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며 1개월 내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현재 웨스트유니언 등 리플넷의 몇몇 파트너사들이 엑스레피드를 시범 운영 중이다.
또다른 리플 결제 솔루션인 엑스커런트(xCurrent) 역시 120개 이상의 대형 은행들과 시험운영 중에 있다. 앞서 발표된 엑스커런트는 법정화폐를 사용해 은행간 국제 송금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미국에서 9번째로 큰 은행인 PNC뱅크가 리플넷(RippleNet)에 합류한다는 소식 또한 전해지며 리플의 상승세에 힘을 더했다. PNC뱅크는 3,8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내 19개 주에서 8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PNC뱅크가 합류한 리플넷은 기업을 위한 리플의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으로, 현재 6개 대륙 40여개 국에 진출해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캐나다왕립은행(RBC), 스위스 UBS등 1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보유 중이다. 리플넷에는 지난해 20억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스틴 선 트론 창립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근의 리플 가격 폭등은 미국에서 9번째로 큰 은행인 PNC뱅크가 리플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을 채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출시된 리플의 스마트폰 전용 이체 애플리케이션 머니탭 또한 곧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리플과 일본의 거대 금융그룹 SBI 홀딩스의 합작사인 SBI리플아시아(SBI Ripple Asia)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기반 결제 애플리케이션의 출시 계획을 밝혔다. SBI리플아시아는 “일본 재무부로부터 전자지불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며 “차세대 스마트폰 송금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개인간 송금을 안전하고 빠르게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에 대한 상장 기대감 또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는 블로그를 통해 “현지 법률에 부합하는 디지털 자산을 상장할 프로세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코인베이스에 지속적으로 상장 요청을 해왔으나 코인베이스는 탈중앙화의 신념과 다소 어긋나는 리플의 철학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왔다. 업계에서는 코인베이스의 이번 상장 기준 개정 소식에 대해 리플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한다.
한편 리플은 지난 2012년 9월 리플랩스가 설립했다. 리플은 앞서 출시된 엑스커런트와 엑스레피드, 엑스비아(xVia)등 세 가지 서비스를 통해 은행과 송금 서비스 제공업체에 편리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원재연 기자
- wonjaeyeon@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