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판사업을 하며 쌓은 유통 노하우야말로 블록체인 영역에서 보여줄 수 있는 코오롱베니트의 차별성입니다”
코오롱 그룹의 IT서비스 전문기업인 코오롱베니트는 IBM, 레노버, Dell EMC 등 글로벌 기업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 유통 및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국내 최대 총판사다. 기술과 고객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에 초점을 맞추던 코오롱베니트는 올해부터 블록체인 분야에도 진출했다. 코오롱베니트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맡았던 이경행 코오롱베니트 블록체인사업담당 부장은 지난 3일 디센터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블록체인으로 완전히 턴(turn)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부장은 블록체인이 다른 기술들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화폐 개념으로 블록체인을 접했는데 공부하다 보니 기술 융합을 통해 다른 곳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돈보다는 사업의 관점으로 접근하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코오롱베니트는 기업용 IT 제품의 총판사로써 확보한 네트워크와 유통 채널을 블록체인 솔루션에도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코오롱베니트의 첫 블록체인 사업은 국토교통부의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시범사업’이다. 이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종이증명서가 아닌 데이터 형식의 부동산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을 받을 경우 부동산 증명서를 은행에 제출하지 않아도 은행 담당자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부동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권, 등기소를 여러 번 거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시범사업을 위해 코오롱베니트와 웨이버스, 블로코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 참여자들은 다음 달 10일 제주도를 테스트베드로 진행해온 시범 서비스를 완료한다.
이 부장은 “첫 사업을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하게 돼 상당히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동산 거래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담당 공무원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념증명(PoC)를 진행했다”며 “택배처럼 토지 거래도 현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제주도 시범작업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토지 대장에 거래가 올라가면 블록체인 토지대장에 라이팅(writing)이 된다”며 “사람들이 이것을 보는 응답시간을 측정했더니 응답시간이 1초 아래로 나왔다”고 말했다. 코오롱베니트는 이 기술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공인 인증할 계획이다.
코오롱베니트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1금융권의 사내 코인 지원사업의 PoC △사내 투표 시스템 △문서 인증 △개인 간 전력거래모델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 코오롱베니트의 블록체인 사업 전략은 ‘빨리’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장을 파악해야 솔루션도 가장 먼저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고객들은 처음엔 호기심과 마케팅 차원으로 블록체인에 접근했지만 최근엔 이 기술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지 생각한다”며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 등 다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주는 방향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코오롱베니트는 블록체인 기반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다이렉트 마케팅(DM)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부장은 “대기업의 경우 의사결정과 방향 전환이 힘든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코오롱베니트는 블록체인 기술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역량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선우기자 blacksun@decenter.kr
- 박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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