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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가 뛴다]⑦장우경 현대카드 실장 “블록체인 전략의 핵심은 '편의성' 제고”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관점으로 접근

“블록체인 기술과 기존 시스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필요”

“대기업의 자산과 스타트업의 기술로 상생 가능”

장우경 현대카드 실장. /사진=현대카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대카드는 생태계와 고객, 자산이라는 구슬을 블록체인이라는 도구로 엮어내려고 합니다. 토큰이라는 인센티브를 만들 이유가 없는 셈이죠. 이미 가진 것만으로도 탄탄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장우경 현대카드 디지털사업개발실장은 블록체인을 “현대카드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도구”라고 규정했다. 현대카드가 디자인을 입힌 카드를 선보여 결제 등의 카드 서비스를 제품화한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이다.

지난 6일 현대카드 디지털개발실을 이끌고 있는 장우경 실장을 만나 현대카드의 블록체인 전략과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 실장은 “전통적인 금융은 금융 서비스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디지털에 익숙한 고객을 위해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을 통한 편의성 제고가 현대카드 블록체인 사업의 핵심”이라며 “대표적인 예가 통합인증서비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현대카드 통합 로그인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로그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고객이 현대카드 앱(App)에 접속하면 로그인 상태가 다른 앱에도 반영된다. 로그인 한 번으로 여러 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편의성’을 내세운 현대카드의 전략은 특허 기술인 △홈페이지 위변조 탐지 시스템인 ‘비아이(B-Eye)’ △파일공유 시스템인 ‘비박스(B-Box)’에서도 드러난다. 비아이는 홈페이지의 스냅샷에 고유값을 생성해 실시간으로 블록체인 노드에 저장한 뒤 새로 생성한 스냅샷의 고유값과 비교해 위변조를 감지한다. 기존에 사람이 했던 방식에 비해 업무 효율성과 정확성이 향상됐다. 비박스는 파일 공유 시 파일을 작은 크기로 분할해 암호화한 후 분산된 블록체인 노드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암호화된 파일로 정보 노출의 위험성이 낮고 외부에 노출되더라도 변조가 어렵다.

현대카드 직원이 ‘비아이(B-Eye)’를 활용해 모니터링하는 모습.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는 건물 출입 시스템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조직 구성원들이 회사 로비부터 블록체인을 경험하는 기업 문화를 만든다는 의미다. 방문자가 안내데스크 키오스크(Kiosk)에 본인 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는 암호화돼 블록체인 노드에 저장된다. 장 실장은 “블록체인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신분증(Identification)을 회사 업무에 도입한 사례로, 편의성을 높이고 개인정보 보호는 강화했다”며 “대외 서비스뿐 아니라 기업 내부에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현대카드 블록체인 기술의 배경엔 애자일(agile, 민첩한) 조직 구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애자일은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일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는 “현대카드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면서 조직 구조를 유연하게 바꿨다”며 “기술 베이스가 아닌 부서의 직원들도 블록체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직의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기술을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할지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며 “기술을 위해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기존 사업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과 기존 시스템이 함께 연결된 하이브리드 방식이 가능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게 아닌 우리 시스템에 활용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고객과 서비스 등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과 함께 일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스타트업은 토큰에 대한 부담 없이 기술을 제공하고 대기업은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카드는 회사의 비용 절감과 프로세스 효율화를 목표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장 실장은 “블록체인은 합의 알고리즘과 개인간거래(P2P)방식, 스마트계약을 통한 신뢰라는 성격 때문에 특별하다”며 “이런 특징들이 회사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가치망(value chain)을 확대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선우기자 blacksun@decenter.kr

박선우 기자
blacks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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