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터 Decenter

블록체인 산업 내에서 네이버가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인 때는 지난해 4월이다. 일본 자회사 라인의 토큰 이코노미 개발을 위해 법인 언블락을 설립했다. 이어 5월 링크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위해 라인은 아이콘재단과 함께 조인트벤처 언체인(UNCHAIN Corporation)을 세웠다. 링크 베타넷이 출시된 건 7월이다.

2018년 8월 베타넷에서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이 생성됐다. 9월 링크체인이 공식 발표됐고, 두 개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이 발표됐다. 10월, 라인의 자체 개발 범용 암호화폐인 LINK가 라인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박스(BITBOX)에 상장됐다.

◇라인 안에서 밖으로, 선을 넘는다= 링크체인을 운영하는 라인은 지난달 리니어 네트워크(LINEAR Network)를 론칭했다. 리니어 네트워크는 메인 체인인 루트 체인과 각각의 안정적인 리프 체인이 연결되는 인터체인(Interchain) 개념의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는 향후 퍼블릭 플랫폼으로 확장하여 타 DApp 프로젝트들과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리니어 네트워크는 플랫폼의 확장성과 안정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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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의 홍보 담당자는 “(리니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쇼핑, 금융, 소셜 등 각 서비스의 특성이나 요구 사항에 따라 체인의 컨펌 시간, 정보처리 속도, 저장 공간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며 “향후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DApp 서비스에 특화된 맞춤형 블록체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비공개 베타 서비스 중인 링크 프레임워크(LINK framework)는 소규모 개발사들의 개발 편의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운영 업무를 최소화를 위한 툴킷(Tool kit)이다. 이 역시 리니어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DApp을 링크체인에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젝트 중 하나다. DApp 개발에 필요한 유틸리티를 모은 이 툴킷을 통해 개발사들은 웹 기반 API와 UI 등을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 하반기 오픈 베타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암호화폐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인 링크웰렛도 올해 상반기 공개된다. LINK 외 다른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등의 기능 탑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0억 LINK가 발행 총량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중 80%인 8억개의 LINK는 DApp 사용자에게 보상으로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 출처=링크체인 홈페이지

◇라인이 만든 DApp → 누구나 만드는 DApp= 링크체인의 DApp은 라인에서 시작됐다.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4CAST와 위즈볼(Wizall) 모두 라인 측에서 자체 개발한 DApp이다. LINK가 거래되는 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라인 산하 비트박스다. 이 때문에 링크체인 출격 초기 라인만의 왕국을 만들려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라인은 현재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DApp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반기 중 외부 개발사의 DApp을 링크체인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 리뷰 플랫폼 파샤(Pasha), 식당 리뷰 플랫폼 타파스(TAPAS), 여행지 리뷰 플랫폼 스탭(STEP) 등은 라인이 지난해 발표한 조만간 출시될 DApp에 포함된다.

라인은 경진대회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정보과학회와 함께 두 차례 블록체인 경진대회를 진행한 라인은 총 20팀을 입상자로 선정했다. 우수상 이상 입상팀은 라인 입사를 지원할 때 우대를 받을 수 있다. 2018년 상반기엔 Gitchain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GIT의 구현을 제안한 ‘약속의 열두시’ 팀이 대상을 받았으며, 하반기엔 ARM Trustzone을 이용한 블록체인 기반의 P2P 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제안한 ‘EVLock’ 팀이 대상을 수상했다.

KCC 2018 라인X한국정보과학회 블록체인 경진대회 입상자(상반기/하반기)

라인 홍보 담당자는 “최근 경진대회에선 처음으로 본선 진출자들에게 링크체인과 동일한 개발 환경을 제공했다”며 “향후 더 많은 학생들이 경진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DApp 개발로 연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인 및 소규모 개발사에서도 참여 가능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라인은 밝힌 바 있다.

링크체인은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클레이튼 등과는 달리 LINK라는 단 하나의 토큰으로 구성된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용광로 안에서 뒤섞여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팀의 한 대표는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선 대기업이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사업 모델과 아이디어에 기반한 DApp이 다수 출현해야 한다”며 “라인도 이 같은 점은 분명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라인도 더 많고 훌륭한 DApp을 유치하기 위해서 점진적으로 플랫폼이나 정책을 개방해나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