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이오스(EOS)가 한 개당 약 6,000원 정도 할 당시 “켜놓기만 해도 하루에 1EOS를 벌 수 있는 방치형 게임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시작한 게임이 있다.
이름부터도 이오스가 들어간 ‘이오스나이츠(EOS Knights)’(대표 신명진)는 이오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방치형 RPG’ 게임이다. 특별한 조작 없이도 알아서 진행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게임 내 경쟁 스트레스가 적고 간단하다는 이유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오스 나이츠는 이들 중에서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성돼 보상이 돌아온다는 특징을 더했다.
기존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들은 ‘크립토키티’, ‘크립토큐티스’와 같은 수집·육성 또는 ‘FOMO3D’ 등과 같은 도박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 용량의 한계가 있고 이더리움 트랜잭션의 속도가 기존 게임과 같이 돌아가기에는 다소 느리기 때문에 간단하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수집형과 도박형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신명진 이오스나이츠 대표는 “방치형 RPG는 기존 크립토키티와 같은 수집형 게임보다 좀 더 게임 같은 장르다”라며 “이오스 플랫폼에서 기존의 블록체인 게임에 없던 스타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오스나이츠는 게임 내에서 암호화폐 이오스를 지불해 과금을 하고, 게임 내 아이템을 유저끼리 이오스를 이용해 사고팔 수 있다. 이오스는 스테이킹(Staking)이라는 개념이 있어, 스테이킹 된 만큼의 이스 CPU와 네트워크 자원을 할당받아 사용할 수 있다. CPU와 네트워크자원을 일정 이상 할당받아야 게임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이오스 나이츠의 경우 이오스 약 10개 정도를 계정에 지니고 있어야 원활한 게임이 가능하다.
게임을 하기 위해 거래소에서 이오스를 구입해 계정에 스테이킹 한 후에는 ‘이오스 나이츠’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시행하면 된다. 그런데 게임만 받아서는 안 된다. 이오스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게임 내에서 내가 해당 이오스 계정의 주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이오스 지갑 디앱(DApp) 또한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이렇게 게임 디앱과 지갑 디앱을 모두 다운 받아 계정을 연동시킨 후에야 이오스나이츠를 시작할 수 있었다.
게임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기사를 고용하는 것이다. ‘현질’을 해 기사를 고용해야지만 고블린들을 물리치고 마을을 구할 수 있다. 캐릭터는 기사, 아처, 마법사 세 가지가 있으며 고용료는 0.1EOS, 두 명은 0.2EOS, 3명을 모두 고용하게 되면 0.7EOS를 내야 한다. 1월을 기준으로 이오스 1개는 한화 3,000원 초반, 즉 캐릭터 세 명을 고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2,100원 정도다. 이 정도면 기본 모바일 게임을 시작할 때 수준의 과금이라고 할 수 있다.
고용된 3명의 캐릭터들은 이제 컴퓨터나 애플리케이션을 켜놓지 않아도 알아서 고블린을 해치운다. 고블린을 해치우는 수가 많아질수록 높은 층을 기록하게 된다. 캐릭터들의 체력(HP)이 모두 떨어지면 자동으로 턴이 종료되고, 올라간 층수에 따라 아이템이 차등 지급된다. 더 높은 층을 올라가 좋은 아이템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경험치를 채울 때마다 레벨 업을 시켜줘야 한다. 이렇게 획득한 아이템은 유저들이 마켓에서 서로 EOS로 사고팔 수 있다. 물론 레벨이 높아 올라가는 층수가 높을수록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기자는 최대 160층까지 올라가 봤다.)
국산 게임으로 지난해 8월 20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오스 나이츠의 상위 랭커들은 현재 중국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여타 게임들과 같이 많은 과금을 할수록 높은 층수로 올라갈 확률이 높은 만큼 과금률이 높은 중국인들의 랭킹이 높다고 신 대표는 설명한다. 신 대표는 “지난해 이후 약 만 2,000명 정도가 가입했고 페이유저(과금한 유저)수는 8,600명, 10층 이상에 도달한 유저는 6,700명, DAU(일일 접속량)은 5,200명에 달한다”며 “이오스 디앱 중에는 지난해까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오스 기반 디앱의 이용률을 댑레이더닷컴에 따르면 현재 이오스나이츠는 이오스 디앱 중 이용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많은 블록체인 플랫폼 중 이오스 나이츠는 특별히 블록체인 플랫폼 이오스(EOSIO) 위에 올라갔다. 신 대표는 “트랜잭션피(사용료)가 무료인 것과 빠른 컨펌 시간이 매력적이었다”며 “게임 디앱의 경우 응답 속도가 빨라야 하는데 이더리움의 경우 7초에서 15초가 걸리는 응답속도가 이오스는 0.5초로 일반 게임 정도로 빨랐다”고 말했다.
아직은 극복해야 할 난관이 존재한다. 암호화폐에 생소한 일반인들은 게임 계정을 생성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오스 계정을 만들고 전용 지갑을 설치, 신원인증을 해야 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걸쳐야지만 비로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이런 생소한 개념들이 상세하게 정리되어있지 않아 “내가 이 게임을 하겠다”라는 의지를 가진 유저가 아니고서야 시작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신 대표 역시 “접근성 문제가 아직 가장 큰 벽인 것 같다”고 말했다.
EOS의 가격 변동, 이오스(EOSIO)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CPU 과부화 등의 문제에 대한 대응 부족도 지적된다. 지난해 대량의 스팸 트랜잭션이 발생으로 CPU 과부하가 발생 당시 일반 유저가 게임에 접속하기 어려운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직접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이오스 커뮤니티에서 더 훌륭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오스 나이츠는 방치형 게임에서 유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다양한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최근 업데이트된 던전에서는 이용자들이 기존의 ‘하스스톤’과 같은 카드게임처럼 공격과 방어 카드를 선택해 몬스터를 공략할 수 있다. 신 대표는 “앞으로는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들어 매직워터 생산과 방어벽 등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약탈 모드와 길드 또한 추가해 유저들간의 동맹도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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