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격이 반등 국면에 접어 들면서 투자자 참여 양상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통상 거액의 매수매도가 가능한 이른바 ‘고래’에 의해 주도되곤 했으나, 소액 개인 투자자와 컴퓨터 알고리즘 트레이딩 펀드가 이번 반등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플립사이드의 에릭 스톤 공동창립자는 “암호화폐 낙관론자에게 이는 좋은 소식”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겠다는 생각으로 워밍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반등은 (‘고래’가 주도했던) 과거 시장과 달리 휴면 상태에 있던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플립사이드의 데이브 발터 대표도 “몇 명의 큰 손 고래가 움직였던 지난 10월 가격 움직임보다 이번 반등이 훨씬 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며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인식이나 신뢰에 변화가 일어났음을 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미리 정한 매매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매수-매도 주문이 나가는 것으로 경우에 따라 하루에 수 천 번의 트레이딩을 수행한다. 지난 2일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유발한 1억달러 대형 주문도 자동 매매 주문에 의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암호화폐 헤지펀드는 지난해 72%가 손실을 입었으나 일부 알고리즘 펀드는 한 달에 3~10% 수익을 낸 곳도 있다. 오토너머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26개 알고리즘 트레이딩 펀드가 출범했다.
기존 암호화폐 펀드가 운용 기법으로 알고리즘 트레이딩 비중을 높이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4억달러 규모의 알파빗펀드는 6개월 전부터 알고리즘 트레이딩으로 투자 자산을 이동시켰다. 지난 11월에는 세계 최대의 독립 금융 자문 조직인 드베레 그룹이 암호화폐 알고리즘 트레이딩 부문으로 운용 자산을 분할하기도 했다. 드베레의 자산 규모는 100억달러 이상이다.
알고리즘 펀드가 시장에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 속성상 가격의 상승이나 하락이 예상되면 무차별적인 매수-매도 주문을 내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투자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LA 소재 암호화폐 헤지펀드인 이키가이의 창립자 트라비스 클링은 “일부 펀드에서는 가짜 주문을 통해 다른 투자자들이 매수 혹은 매도 의향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James Jung기자 jms@decenter.kr
- 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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