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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 4부]⑥토큰 이코노미의 설계를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잘못하면 벌점을, 모범적이거나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상점을 받는 상벌점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제도일 것이다. 예를 들면, 수업 시간에 떠드는 학생에게는 벌을 주고 반대로 솔선수범하여 교실을 청소한 학생에게는 상점을 주는 것이다. 비단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지역 발전을 애쓴 시민에게는 모범 시민상을 주고 주정차 위반을 한 시민에게는 벌금과 벌점을 부과한다.

이처럼 상벌점제는 우리 생활 깊숙이 적용되고 있다. 중앙 주체가 의도하는 대로 네트워크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상벌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물리적 보상과 처벌은 참여자들에게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토큰’이 중요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상벌점제처럼 토큰이 사용자들의 행동을 유인하는 ‘인센티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SNS 플랫폼 ‘스팀잇’에서는 게시물을 업로드하거나 보팅(Voting)을 하였을 때 보상을 받는데,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이러한 보상을 위해 네트워크를 위한 행동을 지속하게 된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현실 세계와 달리 블록체인 플랫폼은 탈중앙화 네트워크이므로 중앙 주체가 없다. 따라서 모든 참여자가 동등한 블록체인 플랫폼 안에서 지속적이고 원활하게 생태계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토큰 이코노미 설계가 중요하다.

토큰 이코노미 모델을 설계하는 첫 번째 단계는 합의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여러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지속해서 생성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oW·Proof of Work) 방식을 사용하며, 이 방식은 채굴업자가 채굴한 만큼 작업을 증명하면 그에 따른 블록을 받는 방식이다. 이더리움은 기존의 작업증명(PoW·Proof of Work)방식에서 지분증명방식(PoS·Proof of Stake)으로 전환하였다.

대시(DASH), 네오(NEO) 등은 지분증명방식(PoS·Proof of Stake)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네트워크 사용자가 보유한 토큰 양에 비례해 채굴 기회를 받는다. 따라서 더 많은 토큰을 보유할수록 지갑이 블록을 해결하고 새로운 토큰으로 보상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합의 알고리즘에서 토큰은 참여자들이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트랜잭션을 확인하며 블록체인 생태계를 향상하는 동기로 사용된다.

생태계가 커질수록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화폐가 더 많이 생겨나는데, 수요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공급은 증가하게 되고 결국 토큰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모든 합의 알고리즘은 이러한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한 자체적인 규칙을 채택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블록에 대해 채굴자는 12.5 비트코인을 받는다. 이것은 2021년쯤 반으로 줄어들어 보상이 6.25비트코인이 되고 2100만 비트코인이 채취될 때까지 계속된다.

합의 알고리즘을 선택하였다면, 토큰의 가치와 전체 네트워크 사용량을 연동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네트워크 사용량이 성장할수록 참여자들의 인센티브도 함께 증가한다면 토큰을 보유한 참여자들이 네트워크의 성장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좋은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이때 네트워크 사용량 증가와 더불어 토큰의 가치가 오르게 되고 이것은 참여자들의 인센티브를 강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것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로 설명할 수 있는데, 경제적인 측면에서 네트워크 효과는 더 많은 사용자가 네트워크에 참여할 때 모든 네트워크 사용자에 대한 한계 유틸리티를 향상하는 긍정적인 외부 효과이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함을 나타내는 멧칼프(Metcalfe)의 법칙에 기반한다.

하지만 토큰의 가치와 네트워크의 성장을 연동하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네트워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토큰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수 있고 토큰의 가격 변동성 문제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토큰을 보유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참여자 특성에 맞는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토큰 마켓 핏(Token - Market Fit)이라고 하며 ‘비즈니스 블록체인’의 저자 윌리엄 모가야가 제시한 개념으로 참여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에 맞는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실현하더라도 참여자에게 맞지 않다면 그 네트워크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고, 결국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그러므로 참여자를 파악하고 그 참여자들의 니즈를 고려한 토큰 이코노미 설계가 중요하다.

사실 플랫폼의 성패는 참여자가 얼마큼 많이 생태계로 유입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용자가 네트워크에 참여할수록 인센티브로 받은 토큰의 활용성은 높아지고 이는 곧 토큰 가치 향상을 의미하므로, 많은 참여자를 끌어들여 블록체인이 네트워크를 가치 있고 유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참여자 입장에서 블록체인 플랫폼 참여가 쉬우면서 사용성이 높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토큰 모델의 단순화가 필요하다. 사용자는 복잡할수록 사용을 꺼리게 된다. 스팀잇을 예로 들면 스팀 스팀파워 스팀달러 3가지 유형의 토큰이 존재하는데 일부 사람들은 스팀잇의 보상체계가 너무 복잡하고 각각의 토큰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백서를 읽어보는 등 수고스러운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팀잇 사용을 꺼리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즉, 네트워크 참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에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록체인의 이점인 투명성, 불변성, 분산된 정보, 보안 등을 사용하기 쉽고 가치 있는 것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UX/UI를 고려하여 설계하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토큰 이코노미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도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연구와 잘 구현된 사례가 많지 않다. 그래서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려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가이드라인이나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 속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기술로 잘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토큰 이코노미 설계를 위한 프레임워크나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권은경(오른쪽) 연구원은 동덕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이화여대 경영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블록체인과 금융보안, 정보보호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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