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ICO(암호화폐공개)’ 보스코인의 운영을 맡았던 보스플랫폼재단(BPF)이 기존 개발사 블록체인OS와 갈라선 뒤 새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한다. 기존 보스코인이 선보인 블록체인 플랫폼 메인넷 ‘세박’은 블록체인OS가 맡고, 보스플랫폼재단은 새 메인넷 ‘보스아고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보스플랫폼재단은 지난 2017년 ICO 당시 보스코인이 공개했던 ‘백서 1.0’버전대로 보스아고라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인환 보스플랫폼재단 이사는 16일 디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맨 처음 백서에 담긴 내용대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블록체인OS와 관계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초심으로 되돌아가겠다는 목표는 뚜렷하지만 보스아고라 프로젝트에게는 수많은 과제가 쌓였다. ICO 시점으로부터 2년이 지나서야 개발을 시작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2년 동안 이오스, 코스모스, 테조스 등 수많은 플랫폼 프로젝트들이 메인넷을 출시했다. 특히 테조스는 코인 보유자들의 투표를 통해 프로토콜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점에서 보스아고라와 비슷하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원래 일정보다 늦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2년 후 메인넷이 나올 즈음엔 블록체인 플랫폼의 성능보다 탈중앙화의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고, 가치 측면에선 보스아고라가 경쟁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2년 후엔 속도나 확장성 등 현재 부족한 블록체인 플랫폼들의 기술 성능이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플랫폼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건 보스아고라가 중요시하는 탈중앙화 가치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테조스 등 투표 기능이 있는 다른 플랫폼에 비해 보스아고라의 콩그레스보팅이 가진 경쟁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디포라(DeFora)’ 시스템으로 콩그레스보팅을 뒷받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디포라는 탈중앙화된 숙의형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콩그레스 참여자에게 익명 신원을 부여한 뒤 보스아고라 플랫폼에 관한 자유로운 토론을 지원한다.
플랫폼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건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인 만큼, 보스아고라는 향후 디앱 파트너들도 끌어들여야 한다. 김 이사는 “앞서 언급했듯 모든 기술이 오픈소스로 공개되는 블록체인 업계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 싸움이 퇴색될 것”이라며 “숙의를 통해 탈중앙화를 보존할 수 있는 플랫폼이 디앱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콩그레스 보팅에 더불어 숙의까지 할 수 있는 디포라 모델로 디앱들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보스아고라 메인넷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BOA는 우선 이더리움 ERC-20 기반으로 발행된다. 그런데 ERC-20 기반 암호화폐는 거래소 상장이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자체 플랫폼 메인넷을 가진 암호화폐는 상장까지 거쳐야 할 추가 관문이 있다. 거래소들이 노드를 추가하는 등 해당 메인넷을 위한 기술적 요소를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자체 메인넷을 갖춘 뒤에도 충분한 거래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이사는 “거래소 상장 여부보다는 충분한 거래량과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신뢰가 중요하다”며 “로드맵대로 개발을 이행하고 네트워크 참여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더 많은 거래소와 상장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서지 코마로미 (Serge Komaromi) 이사는 “투자자 커뮤니티는 기존 보스코인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보스플랫폼재단은 모든 정보를 투자자 커뮤니티에 공개할 것이고, 투자자들은 새로운 암호화폐도 에어드랍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뢰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고, 거래소 상장 등 호재가 따라오면 분위기는 반전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에 나서는 정당한 이유를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코마로미 이사는 뒤늦게 개발을 시작하는 만큼 개발 상황을 즉각 보고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백서 1.0’에 있는 내용대로 개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18~24개월간 개발을 꾸준히 해야겠지만 월별로 기술 개발 현황을 투자자 커뮤니티에 공개할 계획”이라며 “재단 아래 기술자문위원회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영·조재석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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