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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말하는 좋은 블록체인 UX는 무엇일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좋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유저가 사용에 불편을 느낀다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UX의 중요성은 기술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에서 더욱 부각된다. 디센터에서 블록체인 UX의 개선점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현직 디자이너들을 만나봤다.

강하다 BUX2019 총괄 매니저 /제공=본인



강하다 ‘BUX2019’ 총괄 매니저


“저는 킬러 디앱(DApp)을 만들기 위해서 좋은 UX가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좋은 디앱을 만들려면 디자이너가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야 합니다. UX 디자이너의 역할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니까요.”

그동안 블록체인 업계에서 UX 개선은 ‘서비스가 완성된 후 편의성을 덧입히는 작업’처럼 여겨져 왔다. 강 매니저는 이 같은 전제부터 뒤집었다. 그는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처럼 기술이 먼저 발전하고 소비자 니즈(Needs)가 뒤따르는 산업에서 많이 발생하는 문제”라며 “트랜잭션이나 TPS를 개선했는데 사람들이 왜 쓰지 않을까 고민하는 상황도 사람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매니저는 기술 중심의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UX 디자이너들의 교류를 늘리기 위해 지인들과 함께 ‘BUX 2019’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13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고, 그중 절반은 UX 디자이너였다. 그는 “블록체인은 자체적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편인데 유독 디자인 쪽은 교류가 적었다”라며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강 매니저는 탈중앙화 철학을 고수하는 개발자와 사용자 편의성을 추구하는 UX 디자이너는 각자 다른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UX 디자이너로서 제 역할은 새로운 유저 집단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블록체인 서비스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디자이너들이 기술 중심의 서비스를 깨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비트베리 정진영 CDO /제공=비트베리

비트베리 정진영 CDO

“일상에 녹아들지 못하는 기술은 사라집니다. 블록체인도 좋지만, 이를 어떻게 유저에게 전달할지도 치열하게 고민해야합니다.”

디자이너가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의 초기부터 참여한 팀이 있다. 바로 암호화폐 지갑 ‘비트베리’다. IT 업계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정진영 CDO(최고디자인책임자)는 현재 비트베리에서 UX 디자인과 함께 서비스 기획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을 처음 접했을 때 “마치 개발 도구를 보는 것 같았다”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베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주소 체계가 아닌 SNS 계정이나 전화번호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비트베리의 메시지는 지금도 분명하다. 블록체인을 몰라도 서비스 이용에 문제없도록 만들자는 것. 이는 디자인과 기획을 담당하는 정 CDO의 철학이기도 했다. 직관적 UX로 허들을 낮추려는 노력은 구체적인 결과물로 나타났다. 토익 문제를 풀면 암호화폐를 제공하는 산타토익 보상 솔루션을 통해 비트베리는 약 15,000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문제를 푸는 양도 48% 가까이 상승했다. 정 CDO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손쉽게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비트베리의 환경이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는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 셈”이라고 말했다.

정 CDO는 블록체인 UX디자이너를 유저와 기술의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디자이너의 역할은 쉬운 사용성을 확보해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개발자의 언어를 익힐 뿐만 아니라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고객이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지예은, 이정유, 이진원 코인원 UX 디자이너 /제공=코인원

코인원 UX 디자인팀

“어떤 산업이든 UX는 중요합니다. 블록체인이 산업 성숙도가 낮은 만큼 상대적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을 뿐이죠. 그 말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UX 디자이너가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거래소는 디앱과는 또 다른 환경의 UX를 추구한다. 이선경 코인원 디자이너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주식 거래에서 파생된 형태이다보니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주식 거래할 때의 어려움에 생소한 블록체인 용어까지 더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두 가지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 코인원 UX 디자이너들은 거래소에 사용하는 용어부터 쉽게 풀어썼다. 이진원 코인원 디자이너는 “서비스 초기 당시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에러 문구가 개발자 중심으로 서술된 경우가 많았다”며 “이를 고객들이 읽기 쉬운 단어들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시각적인 부분에도 공을 들였다. 평소 넓은 화면을 통해 다양한 수치를 비교·분석할 수 있던 PC 환경는 달리 모바일로 거래를 체결할 때는 일목요연한 정보가 필요했다. 이정유 코인원 디자이너는 “코인원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산그래프를 제공한다”며 “PC 유저와 모바일 유저의 니즈가 다르다고 분석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서비스”라고 말했다.

코인원 UX 디자인팀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UX가 강조되는 상황이 디자이너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예은 코인원 디자이너는 “아직 블록체인 산업은 초기 단계지만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서비스의 관점에서 가치관을 담은 브랜딩이 시작될 것”이라며 “UX는 서비스 철학과 맞닿아 있는 만큼 앞으로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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