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에서 5G 인프라 확보는 통신사 네트워크 차원의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사물 간 통신이 중요한 4차 산업기술에서 △초고속 △초연결성 △초저지연 특징을 갖는 5G는 미래 산업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분류된다. 5G 경쟁력 확보가 곧 국가 경쟁력 확보라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KT는 전사적 차원에서 5G 인프라를 확보하고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5G 기반 자율주행차를 선보였고, GS리테일과 함께 5G 기반 VR 게임방 ‘브라이트’를 만들었다. 특히 KT는 5G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을 때 가질 수 있는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5G와 블록체인의 상관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종철 KT 블록체인 Baas 사업팀장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KT는 5G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기업과 국민 생활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선 5G뿐 아니라 파편화된 비즈니스들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는 신뢰의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바로 블록체인이죠.”
초심자도, 숙련자도 ‘기가체인 BaaS’ 하나면 오케이
KT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는 클라우드 기반 자체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GIGA Chain Baas(Blockchain as a Service)‘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BaaS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기업에게 개발도구와 노드 등을 제공해주는 B2B 서비스다. BaaS를 서비스하는 기업은 많다. 대표적으로 삼성 SDS와 LG CNS가 있으며 진행하는 사업 방향성도 유사하다.
반면 KT는 여타 블록체인 BaaS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부한다. 김 팀장은 기가체인 BaaS만의 특징으로 개발자가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운영 키트 제공을 꼽았다. 그는 “KT의 기가체인 BaaS는 3가지 개발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블록체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용자부터, 경험이 많은 사용자까지 모두를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미리 만들어둔 컨트랙트를 API로 제공하는 방법 △초보자도 엑셀을 다루듯 손쉽게 UI를 개발할 수 있는 Lite 자동 생성 △기존 개발된 컨트랙트를 활용해 동일한 환경으로 진행하는 PRO 방법이다.
순항하는 KT 지역화폐…에너지 화폐도 만든다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빠르게 파악한 KT는 수년 전부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금융, 에너지 거래, 헬스케어, 교통 결제정산, 기부 분야에서 유스 케이스(Use Case)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KT는 그중에서도 지방정부와 함께한 지역화폐 구축을 성공적인 사례로 꼽았다.
KT는 이번 해 기가체인 BaaS를 활용해 ‘김포페이’와 ‘울산페이’를 만들었다. 김 팀장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지역화폐를 ‘3세대 지역화폐’라고 정의했다. 종이로 된 지류 상품권이 1세대고, 모바일과 카드를 함께 쓰던 시기가 2세대였다면 블록체인을 활용해 해킹이 불가능하고 연결성을 확보하는 현재 단계는 3세대라는 것이다. 현재 KT가 운영하는 지역화폐 ‘착한페이’는 5,500개 가맹점과 35,000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발행량이 76억 원을 넘어섰다.
나아가 KT는 지난 7월부터 소규모전력중개 서비스 ‘기가 에너지 트레이드’를 출시했다. 블록체인으로 투명한 에너지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에너지 화폐도 만든다. 김 팀장은 “에너지 절감이나 신재생 에너지 생산에 따른 보상을 지역화폐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부 퍼블릭 블록체인과 앵커링 가능성 있어
KT 기가체인 BaaS는 허가받은 노드만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참여자 수가 적은 만큼 트랙잭션을 빠르게 처리하지만, 신뢰가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T는 ‘앵커링’ 방식을 택했다. 앵커링은 BaaS에서 생성되는 고유값을 외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주기적으로 입력하고 필요 시 비교 검증해 진본성을 확인하는 일종의 임시방편이다.
일각에서는 참여자 모두에게 공개된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여전히 중앙화 된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앵커링 방식의 신뢰성을 문제 삼기도 한다. 분산 장부를 이용한 탈중앙화가 아닌 결국 중개자를 믿어야 한다는 점은 그대로기 때문이다. 이에 김 팀장은 “현재 KT는 전국에 있는 5개 국사에 설치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고유값을 분산저장하고 있다”면서 “향후 부가서비스 형태로 앵커링 대상을 KT 외부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T, 블록체인 생태계와 함께 성장한다
KT가 그리는 중장기적 목표는 ‘B4B’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B4B는 ‘Blockchain for Business’의 약자로 미래 4차 산업혁명에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앞으로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김 팀장은 “KT는 블록체인을 통해 기업과 공공 분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할 것”이라며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는 말처럼 통신업계의 맏형인 KT는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와 관련된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 조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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