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 현대 계열사의 ‘에이치닥테크놀로지’, 티몬의 이커머스 결제 프로젝트 ‘테라’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주목을 받은 블록체인 팀이 있다. 바로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브스(ORBS)‘다. 오브스는 이스라엘의 헥사그룹(HEXA)에서 진행하고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오브스는 지난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투자자로부터 1,3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30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KBW 2019’ 메인행사 디파인(D.FINE)에 참여한 오브스 다니엘 펠레드(Daniel Peled)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전망과 페이스북 ‘리브라(Libra)’ 프로젝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다니엘 대표는 앞으로 허가형 블록체인 플랫폼이 점차 공개형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가형 블록체인이란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드(Node)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형식을 말한다.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의 보안과 속도 등을 고려해 허가형 블록체인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다니엘 대표는 “현재 허가형 블록체인은 인터넷의 초기 시절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인터넷이 처음 시작됐을 때 일부 기업에 의해 폐쇄된 환경을 유지했지만, 향후 구글과 같은 기업이 등장하며 오픈 소스가 경쟁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에 다니엘 대표는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많은 기업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허가형에서 공개형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 리브라에 관해선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 블록체인을 널리 알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지지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반면 특정한 기업들이 리브라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리브라 협회(Libra Association)’에 참여하는 형태는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간혹 규제 당국이 권력을 남용하는 기관과 담합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특정한 기업이 역할을 맡기보다 자유롭게 경쟁하는 편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라운드X 클레이튼(Klaytn)과 협업에 관해선 ‘기술 R&D’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니엘 대표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유저를 끌어들이고자 하는 클레이튼과 달리 오브스는 대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구글의 오픈소스를 통해 삼성과 화웨이가 경쟁력을 높인 것처럼 오브스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재석·백주원기자 cho@decenter.kr
- 조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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