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록체인 기술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870만 원대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1,100만 원을 넘기며 40% 가까이 상승했다. 중국 내에서도 시 주석의 발언에 환호하며 “블록체인 일선 국가로 도약하자”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시 주석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의미의 발언도 남겼다. 그는 “기초 연구를 강화하고 원천기술 확대에 힘써 중국이 블록체인이라는 신흥 영역의 최전선 및 혁신의 꼭짓점에 서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산업간 시너지를 내 블록체인 활용 영역을 넓히고 기술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표준화 연구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과 결정권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개혁 신조 중 하나인 ‘한 번 뛸 때 많이 뛰자’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 신조를 예로 들며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 기술을 결합해 정보 인프라, 스마트 교통, 에너지 등 도시관리 분야의 스마트화를 추진하자”며 “도시 간 정보 교류를 늘리고 행정 업무의 복잡함을 줄여 인민 대중에게 보다 나은 정부 업무 서비스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법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안정적인 발전을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27일에는 루레이(Lu Lei) 외환관리국 부국장이 상해에서 열린 와이탄 파이낸셜 서밋에 참석해 “산업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모르는 지금, 위험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국가 간 무역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리웨이(Li Wei) 인민은행 과학기술 부서 총책임도 같은 행사에 참석해 “중국 상업 은행들이 디지털 시대에 맞춰 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블록체인은 디지털 경제 혁신을 촉진하고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은행들의 신기술 도입을 촉구했다.
언론도 시진핑 주석의 블록체인 관련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중국 관영지인 인민일보는 26일 자 해외판 지면 신문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담은 기사를 1면에 실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인민일보의 온라인 뉴스 포털인 인민왕은 “중국은 반드시 블록체인 업계 선두가 돼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 학계와 언론, 더 나아가 사회 각계가 힘을 합쳐 노력해 새로운 기술 혁신과 산업 변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자”고 밝혔다. CCTV, 인민일보 등 주요 언론들도 ‘블록체인은 무엇인가’라는 내용을 담은 보도를 쏟아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봄날이 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현지 언론들은 시 주석의 발언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한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여전히 암호화폐를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경제망은 “블록체인은 여러 산업과 연계해 발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며 “암호화폐는 그저 블록체인에서 파생된 무언가”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들이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누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 시장 발언권을 얻느냐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블록체인 전용 국가 부처가 생길 수 있다”며 “중앙인터넷정보판공실이 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중국에서 국가 주도 블록체인 컨퍼런스가 열리고 금융과 행정 분야를 중심으로 각종 신사업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민은행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에 성과가 있었고, 곧 CBDC를 발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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