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약 3,000만 배럴의 석유를 국영 암호화폐 ‘페트로(Petro)’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이번 발언은 페트로 사용을 장려하려는 마두로 정부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물가가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적은 봉급은 그마저도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또 미국의 전 방위적 제재로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Caracas)의 해외 금융 거래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마두로 정부가 페트로 사용을 권장하는 새로운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 암호화폐 페트로를 지탱하고 뒷받침하기 위해 저장 탱크에 있는 원유와 생산품 재고를 즉시 상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 석유를 담보로 한 코인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월 1억 페트로 발행을 명령했다. 같은 해 7월 암호화폐 페트로를 법정화폐 볼리바르(bolivar)와 연동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11월에 암호화폐 페트로 출시를 공표했다. 12월부터는 국민연금을 페트로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페트로는 국민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로 발행됐다. 지난 5월 아르만도 아르마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원은 “국민이 원해서 페트로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페트로의 미국 내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도구로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에선 지난해 대선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불복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볼리바르화 가치는 90% 이상 하락했다. 지난 9월까지 인플레이션율은 4,680%에 육박했다.
/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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