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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트리 “미르의 전설·윈드러너 등 검증된 IP로 블록체인 대중채택 이끈다”

위메이드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

미르의 전설, 윈드러너 등 핵심 IP로 블록체인 사업 전개

내년 초부터 블록체인 게임 선보일 것

고민 중인 토큰 활용처…규제 이슈 예의주시 중

NC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를 빼앗겼다. 출시 2년 5개월 만이다. 리니지M의 철옹성을 무너뜨린 게임은 바로 ‘리니지2M’이다. 이처럼 한국 게임 산업에서 ‘리니지’는 국민 게임의 대명사가 됐다.

중국에는 ‘중국판 리니지’라고 불리는 게임이 있다. 국내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Wemade)가 서비스하는 ‘미르의 전설’ 시리즈다. 중국에서는 ‘전기(傳奇)’라고 부른다. 전기는 누적회원 2억 명, 동시 접속자수 80만 명, 누적매출 2조 2,000억 원이라는 기록을 보유한 명실상부 중국 대표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1월 위메이드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가 전기 IP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네트워크’도 공개했다.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대규모 IP가 접목되는 첫 사례여서 위메이드트리의 도전이 대중채택(Mass adoption)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두고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위메이드트리를 이끌고 있는 김석환 대표는 NHN, 넷마블에서 경력을 쌓은 잔뼈 굵은 베테랑이다. /사진=위메이드

‘중국판 리니지’ 미르의 전설, 블록체인 옷 입는다
전기 시리즈는 한국에서 고전 게임에 속한다. 반면 중국 게임 시장에서는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중국에서 ‘전기(傳奇)’는 해당 IP를 기반으로 수천 개 이상의 콘텐츠가 생산·유통되고 있다. 때문에 RPG(역할수행), FPS(1인칭 슈팅), TCG(카드 트레이딩)처럼 전기를 하나의 게임 장르로 구분하고 있다.

전기는 2020년 2분기에 ‘전기 H5 for Wemix’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 내에서 활용되는 장비들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골드와 같은 일반재화는 FT(대체 가능 토큰)으로 거래된다. 예를 들어 전기 H5 for Wemix에서 획득한 희귀한 장비(NFT)는 세계관이 유사한 차기작에서 사용하고, 골드와 같은 일반 재화는 위믹스 플랫폼의 또 다른 게임에서 사용하는 식이다.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는 거래에는 위믹스 토큰이 사용된다.

김석환 위메이드트리 대표는 “위믹스 토큰은 게임 내 자산을 유저끼리 교환하거나 게임 내 재화를 구매하는 등 사용될 예정”이라며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틸리티 토큰의 형식”이라고 말했다.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던 △윈드러너 △에브리타운 △캔디팡 등 위메이드가 보유한 대표적인 모바일 게임 IP도 ‘블록체인화’한다. 윈드러너에서는 ‘탈것’과 ‘펫’이, 에브리타운에서는 ‘생산 공장’이 NFT 자산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던전, “블록체인 기능 제대로 살린 시스템”
IP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 바로 ‘태생 NFT’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록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풀 체인’을 제외하고선, 대부분의 블록체인 게임은 획득한 아이템을 DB에 우선 기록한다. 이후 유저가 거래를 희망하는 경우 아이템을 블록체인에 올려 NFT화를 시키는 단계를 밟는다. 반면 위메이드트리의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유저가 장비를 획득하는 순간부터 NFT로 기록된다.

위메이드트리가 설명하는 ‘블록체인 던전’은 이 같은 배경에서 등장했다. RPG 장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플레이 방식인 ‘던전’을 플레이하면 즉시 NFT 장비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던전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종류도 다양하다. 블록체인 낚시터, 블록체인 농장 등이다. 핵심은 NFT 자산을 바로 획득한다는 점이다.

기존 블록체인 게임과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김석환 대표는 UX 측면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저가 직접 등록해서 NFT를 만드는 방식은 서비스 측면에서 UX가 한 단계 추가된 불편한 과정”이라며 “게임 자산들이 처음부터 NFT로 만들어졌다면 불필요한 단계를 거칠 필요없이 유저에게 직접 소유권한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저 진입장벽 낮추면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 세울 수 있다
IP 파워와 함께 위메이드트리가 내세우는 또 다른 경쟁력은 ‘직관적인 UX’다. 위믹스를 사용하면 지갑 생성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더리움이나 이오스처럼 게임을 즐기기 위해 암호화폐를 미리 준비할 필요도 없다. 블록체인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복잡한 진입 단계를 간소화한 셈이다.

김석환 대표는 “블록체인에서 대중채택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UX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탈중앙화에 가까워질수록 이를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탈중앙화는 블록체인의 핵심가치지만, 특수한 사람들만 사용하는 특별한 기술로 끝나지 않으려면 일정 수준의 타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UX 문제를 해결하면 더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도 가능해진다. 블록체인 게임을 즐기려던 대부분의 유저는 진입 단계에서 탈락한다. 반면 블록체인 디앱(DApp)의 UX를 일반적인 앱(App) 수준까지 낮추게 된다면 기존 비즈니스와 동일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구체적인 마케팅 사업 전략은 블록체인 게임이 많은 유저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 중인 토큰 활용 방안…한국 출시 배제 가능성도
중국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일궈냈지만, 블록체인 사업을 마음 편히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블록체인 게임 내 암호화폐 규제 이슈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게임 내 NFT에 우연적 결과가 작용할 경우 사행성 이슈에 걸릴 우려가 있다. 반면 대다수 개발사들은 NFT를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 기능으로 꼽는 상황이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위메이드트리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우리나라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글로벌을 지향하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으로써 꼭 가져야 할 시스템을 한국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출시국가에서 배제하는 경우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석환 대표는 위메이드트리가 블록체인 산업을 향한 오해가 줄이고 실질적인 대중채택을 이끌어낸 첫 사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위메이드가 미르의 전설을 중국에 가지고 갈 때 많은 사람이 만류했지만, 지금의 결과를 빚어냈다”며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드는 위메이드를 걱정하지만, 또 다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대중채택을 이끌어낼 테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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