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803억 세금 맞은 빗썸,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에 미칠 영향은?

2018년 이전 외국인 출금액에 세금 부과

다른 거래소에도 적용될 가능성 있어

자금 사정 안 좋은 거래소들 위태

현재는 외국인 원화출금 막힌 거래소 대부분


국세청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803억 원 규모의 세금을 부과하면서 거래소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암호화폐 과세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한 탓에 과도한 과세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다른 거래소에도 이 같은 과세 방침이 적용된다면 상황이 힘든 거래소들은 버티기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27일 빗썸 홀딩스 최대주주 비덴트의 공시에 따르면 국세청은 빗썸에 803억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이는 국세청이 지난 5년간 빗썸 외국인 회원의 원화 출금액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원전징수제를 적용해 세금을 매긴 것으로 보인다. 원천징수란 소득을 지급하는 사람이 돈을 지급할 때 지급 받을 사람이 부담할 세금을 미리 떼고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빗썸은 세금을 미리 떼지 못했으므로 일단 외국인 회원 대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과세에 대한 법적 근거는 빈약하다. △거래 차익이 아닌 출금액 전체를 소득으로 보고 손실에도 세금을 부과한 점 △암호화폐 거래소가 원천징수 의무자인 ‘소득 지급자’에 해당하는지 법적 근거가 없는 점 △암호화폐의 법적 성격이 정의되지 않았음에도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판단한 점 등 미비점이 많다. 이에 과도한 과세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소형 거래소가 세금 폭탄 맞으면? 자금 사정에 ‘휘청’
빗썸을 포함한 대부분 국내 거래소는 지난해 1월 발표된 정부의 암호화폐 실명거래 방침에 따라 외국인 회원의 원화 입출금을 제한하고 있다. 803억 원은 2018년 이전 외국인 회원이 빗썸에서 출금한 금액에 대한 세금이다.

문제는 다른 국내 거래소에서도 2018년 이전엔 외국인 회원의 원화 출금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외국인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국세청의 과세 방침은 다른 국내 거래소에도 적용될 수 있다. 국경 없는 암호화폐 거래의 특성상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대부분은 외국인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시장이 위축된 현재 시점에서 큰 규모의 세금을 내야 할 경우 살아남는 거래소가 거의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이런 규모의 세금은 빗썸이나 업비트 같은 대형 거래소에도 큰 타격일 것이고, 중형 거래소만 해도 존폐 여부를 고민하게 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자금 사정은 좋지 않다. 정보를 공시하는 국내 4대 거래소 중 업비트만 지난해 흑자였다. 빗썸은 2017년 5,349억 원 규모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암호화폐 가치 하락 등 비경상 요인으로 인해 당기순손실 2,054억 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빗썸은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친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코빗의 지난해 단기순손실은 457억 9,164만 원이다. 코인원도 지난해 하반기 44억 8,180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비트만 지난해 1,4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최근 해킹으로 도난당한 58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책임지게 됐다. 세금 폭탄에도 흔들리지 않을 거래소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코인원 관계자는 세금 관련 이슈에 대해 “재무팀이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빗썸 관련 소식은 접했으나 업비트 세금에 관련해선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거래소 사업상 문제는 없나?
일각에서는 국내 거래소들의 향후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외국인 고객을 포기해야 한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세금은 외국인의 원화 출금액에 대한 것으로, 대부분 거래소가 외국인 원화 출금을 막은 현 상황에선 사업상 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거래소가 회원들이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있다. 세법상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 짓는 것은 단순 국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 국적자도 국내에 거주하며 1년 이상 거주해야 하는 직업을 가지면 거주자, 즉 내국인으로 분류된다.

빗썸, 코인원, 코빗은 외국인의 원화 입출금을 제한하고 있다. 업비트는 국내 휴대폰을 개통하고 정상적인 카카오 계정을 이용하는 외국인만 가입할 수 있게 하는 등 외국인의 가입 자체를 어렵게 해뒀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 저작권자 ⓒ 디센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