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며 양국 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중동발 위기가 높아지며 증시는 출렁이고, 국제 원유와 금값은 폭등했다. ‘디지털 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BTC)과 주요 암호화폐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BTC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약한 모습이다. BTC는 새로운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까?
원유도 강세를 보인다. 지난 3일 미국의 드론 공습 사실이 알려지며 브렌트유는 3.55% 오른 배럴당 68달러 60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서부텍사스산원유 또한 3.06% 상승했고, 두바이유도 3.20% 올랐다.
암호화폐 전문업체 코인데스크는 아직 금-BTC 상관관계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코인데스크는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메트릭스(Coinmetrics) 자료를 인용하며 “금과 비트코인의 1년 기간 상관계수는 현재 0.15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며 “금과 BTC의 상관관계는 약한(Weak)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위기가 반드시 암호화폐 가격상승을 견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실험을 끝낸 뒤 “워싱턴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겠다”며 위협한 바 있다. 심상찮은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BTC 가격은 오히려 800달러 정도 떨어졌다. 이를 보며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딕테이션(cryptodictation)은 “아직까진 (국가 충돌과 같은) 위기 이외 다른 요소들이 BTC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제국주의> 한중섭 저자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BTC는 선진국에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대체자산으로, 일부 국가에서 대안적 안전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만약 전 세계 자산이 동결되는 날이라도 온다면 BTC는 디지털 골드로써 그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트코인이 금, 원유를 이어갈 대체 안전자산이 되기 위해선 효용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SNS 그룹을 총괄하는 스티븐 에를리히는 “(세계적으로)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사람들이 자산을 지키기 위해 대안을 찾아 나선다면 이 같은 현상은 계속 될 것”이지만 “비트코인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려면 현지 시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변동성 문제 등을 해결하며 자체적인 효용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 조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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