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세가 불안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릅니다. 법정화폐의 가치가 흔들릴 때 비트코인이 대체 투자 수단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5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발발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는데요. 5월 1일 최저 608만 5,000원에 머물던 비트코인은 같은 달 31일 최고 1,082만 7,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최근에도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대치상태를 이어가며 국제 정세가 초긴장 상태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은 군사 대응 대신 경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며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1월 10일 오후 5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65% 내린 883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최고가 대비 약 10% 떨어진 수준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는 지난 8일 있었던 미군 기지 공습은 앞으로 이어질 작전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는데요. 만약 미국이 군사 반격을 했다면 사상자 5,000명을 낼 수 있는 다음 작전을 이행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공습이 있던 날 우크라이나 국적의 여객기가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 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는데요.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이 추락사고가 이란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제 정세가 다시 악화되면 비트코인 가격도 따라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트코인이 금, 원유 등과 같은 안전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바로 효용성 개선입니다. 스티븐 에를리히(Steven Ehrlich) 크라켄 소셜미디어 총괄은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효용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꾸준한 네트워크 접속 환경,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더리움은 지난주 뮤어빙하 하드포크를 마쳤는데요. 뮤어빙하 이후 생성되는 이더리움 양이 늘어났습니다.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뮤어빙하 하드포크 후 3.88% 수준이던 연간 인플레이션이 4.36%로 높아졌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시장에 통화량이 증가해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는 현상을 뜻합니다.
채굴 난이도 폭탄 도입을 뒤로 미루는 뮤어빙하 하드포크를 거치면서 이더리움 채굴 난이도가 낮아졌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블록 생성 시간도 단축됐고, 이에 따라 이더리움 생성 개수도 많아진 것이죠. 이더리움은 정해진 총발행량이 없습니다. 채굴을 하면 할수록 시장에 유통되는 이더리움도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2.0 출시 전까지 이더리움이 인플레 압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 노윤주 기자
- yjr0906@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