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오전9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 연설이 예정돼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넘어도 이를 용인하겠다는 전략 변경방침을 시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데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0.696%로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잭슨홀 회의를 주관하는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가 이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는 점인데요. 그의 말부터 차근차근 확인해보겠습니다.
이는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 탓입니다. 조지 총재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은 중요한 리스크이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추가적인 경기후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건 이슈를 해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조지 총재는 CNBC에 “인플레이션이 계속 나타나는 것을 그냥 두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앞의 내용과 반대되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종합 정리하면 숫자 2%에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를 약간 상회해도 문제는 없지만 이것이 길어지면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BMO의 존 힐 선임전략가는 “과거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렸다”며 “이제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의 양상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데요. 일본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이제 저물가·저성장이 일상화됐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앞으로 5년 간 금리를 안 올리겠다”는 식의 발언을 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물가관리가 지상목표인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측면에서는 엄청난 변화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실제 1980년대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했죠. 그런데 파월 의장은 이와 반대로 가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 인플레이션을 일부 용인한다고 해도 최근의 연준 정책과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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